고금리·대출 규제 민감도에 따라 집값 격차 뚜렷
강남 재건축·똘똘한 한 채 수요↑…집값 상승 지속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지역별 아파트 가격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 용산, 마포 등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과의 가격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조정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출 민감도에 따라 지역별 가격 차이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로, 가장 낮은 강북·도봉구보다 약 3.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4106만원으로, 전년 대비 96만원 상승했다. 구별로 보면 서초구는 3.3㎡당 7774만 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그 뒤를 ▲강남구(7375만원) ▲송파구(5575만원) ▲용산구(5159만원) ▲양천구(4351만원) ▲성동구(4326만원) ▲마포구(4232만원) ▲광진구(4153만원) ▲영등포구(3965만원) ▲강동구(3940만원) 등이 이었다.
반면 도봉구는 3.3㎡당 2179만원으로 서울 평균 매매가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며, 강북구(2180만원)와 금천구(2205만원)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서초구와 도봉구의 아파트 가격 차이는 지난해 3.42배에서 올해 3.57배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전용면적 84㎡의 국민평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서초구와 강북·도봉구의 가격 차이는 약 19억원 이상이다. 서초구 국민평형 아파트의 가격은 약 26억7589만원, 강북·도봉구는 7억5309만원 수준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 강화로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급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 여력이 있는 매수자들이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지역별 가격 격차가 더 뚜렷해졌다. 또한,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희소성이 높아지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수요가 증가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지역 초고가 단지는 희소성이 크고 자산가들의 수요가 많아 금리나 대출 규제 등의 영향을 덜 받는다"며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로 인해 서울 내 지역별 아파트 가격 차이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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