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그' 바닥 마찰 약해 쉽게 미끄러져 낙상 가능
미국 12개 주의 수십개 학교에서는 착용 금지
[파이낸셜뉴스] # “또 넘어졌다고?”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보건교사 백 씨(39)는 한 학생이 계단에서 미끄러져 허리를 다쳤다는 소식에 또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실내화로 ‘클로그(Clog, 앞이 뭉툭하고 뒤꿈치가 트인 슬리퍼 형태)’ 신발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증가, 낙상사고 역시 늘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해당 신발을 실외에서도 그대로 신고 다니며 체육활동을 하다 팔, 다리가 다쳤다며 보건실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12개 주의 수십개 학교에서는 착용 금지
클로그 신발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끄는 패션 아이템이다. 미국 증권사 파이퍼 샌들러가 최근 현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클로그 신발의 대표 브랜드인 크록스는 수년간 Z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 10위 안에 항상 포함됐다. 아울러 크록스는 올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주가도 지난 1년간 55%나 상승했다.
해당 신발은 어린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애용하는 신발이다. 신고 벗기 편하고 가볍다는 장점 때문에 운동선수들도 장거리 원정 이동 시 자주 애용하는 신발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해당 신발은 바닥 마찰이 약해 쉽게 미끄러지고, 사실상 뒤꿈치가 개방되어 있어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실제 클로그 신발로 인한 안전사고가 늘어나자 최근 미국 12개주의 수십 개 학교에서 해당 신발 착용을 금지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 학교에서 뒤꿈치가 막혀있는 신발을 신도록 하는 복장 규정을 신설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낙상과 같이 큰 외부 충격이 가해질 경우, 골절이나 디스크 파열로 인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등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엉덩이 부분부터 바닥에 찧어 넘어지면 몸의 무게가 허리 부위에 집중된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압박, 염증이 생기는 척추질환으로 허리 통증과 더불어 엉덩이와 다리 등 하체 저림 증상까지 동반된다.
한의학에서는 효과적인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침·약침, 추나요법 등을 이용한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다. 먼저 침치료를 통해 전신을 이완시켜 기혈의 원활한 순환을 돕고,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의 위치를 올바르게 되돌린다. 약침은 한약재 성분을 통증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염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특히 약침의 염증 제거 효과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를 유발한 쥐에게 신바로메틴 성분의 약침을 투여한 결과, 염증 유발 물질이 80% 가까이 감소했다. 약침 투여 후 10일이 경과한 시점에는 운동 능력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또한 약침의 농도가 짙을수록 쳇바퀴를 도는 쥐의 뒷발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착용하는 신발에 따라 낙상 사고 위험도가 달라지는 만큼, 가급적 뒤꿈치가 닫혀있는 신발 이용을 통해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은 어떨까.
대전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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