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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좋은 은행권… 고객 지키고 잔액도 늘렸다

박문수 기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4 18:31

수정 2024.11.24 18:31

원리금 비보장형 DB·DC·IRP
증권사 1년 평균 수익률 웃돌아
동일상품 간 이전 등 제약 감안
실물이전제 활성화까지 지켜봐야
퇴직연금 수익률 좋은 은행권… 고객 지키고 잔액도 늘렸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시행 이후 은행들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은행권의 퇴직연금 잔액은 오히려 4000억원 이상 늘었다. 은행들은 증권사와 퇴직연금 상품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대폭 확대하고, 유명 연예인을 퇴직연금 브랜드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이 변동성이 높은 금융시장 환경에서 증권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퇴직연금 잔액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가능해졌지만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 등 같은 유형의 퇴직연금제도만 실물이전이 가능한 구조다. 동일한 상품이 없을 경우 이전할 수 없는 등 제약조건이 남이 있어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아직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익률 앞서는 은행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DB 퇴직연금 상품의 1년 평균 수익률 10.04%를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9.27%)는 물론 보험사(9.77%)를 웃도는 것이다.

은행은 DC형뿐만 아니라 IRP에서도 증권사를 앞질렀다. 은행권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원리금 비보장형 기준 13.06%로 증권사(12.42%)보다 높았고, IRP 수익률은 은행(12.58%)이 증권사(12.53%)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이는 안정적 운용을 목표로 미국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특성상 보수적인 투자는 물론 장기 투자를 유도한다"면서 "ETF 직접 매매가 어려운 제도적 환경이 오히려 좋은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에 맞춰 고객 선호도가 높은 ETF 라인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ETF를 68개에서 101개, 신한은행은 131개에서 177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154개와 150개로 각각 라인업을 보강했다.

여기에 은행들은 가수 아이유, 안유진, 윤종신 등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운 광고로 퇴직연금에 대한 대중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전국 4849개 지점(6월 말 기준)을 풀가동해 퇴직연금을 추가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물이전 '제한적'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행됐지만 실물이전은 똑같은 유형의 퇴직연금제도끼리만 가능하면서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사실상 개인형 IPR내에서 일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확정급여형(DB)↔DB, 확정기여형(DC)↔DC,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IRP간 퇴직연금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 DB·DC간 이전은 소비자가 속한 회사(계약 주체)가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사업자 간에만 이전할 수 있다.
소비자가 다니는 회사가 1개의 퇴직연금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있다면 실물이전이 불가능한 것이다.

IRP간 이전은 가입자(계약 주체)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해 갈아탈 수 있지만 퇴직연금계좌인 개인형 IRP와 연금저축계좌 사이의 이전시 실물이전도 안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영업 시 퇴직연금을 함께 영업하기 때문에 은행 간 경쟁이 정말 치열해서 DB형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구조"라면서 "이에 실물이전이 발생하고 있는 개인형 IRP는 은행 창구와 마케팅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mj@fnnews.com 박문수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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