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같은 반미 전선에 속한 예멘 후티 반군과 협력 강화
인력난에 후티 반군 통해 예멘 용병 모집
고액 급여에 러시아 시민권까지 약속
대부분 군사 경험 없어, 공장 일자리로 속아서 입대
인력난에 후티 반군 통해 예멘 용병 모집
고액 급여에 러시아 시민권까지 약속
대부분 군사 경험 없어, 공장 일자리로 속아서 입대
[파이낸셜뉴스] 2년 넘게 이어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이어 예멘에서 병사를 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예멘인들은 후티 반군을 통해 러시아로 건너가고 있으며, 고액 연봉 및 러시아 시민권을 약속받고 최전선으로 향한다고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수백명의 예멘인들을 우크라 전선에 투입하기 위해 모집했다고 전했다. 2014년부터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인들은 후티 반군과 연계된 기업의 도움으로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높은 급여와 일자리, 러시아 시민권을 약속받았다.
지난 2022년 2월에 우크라를 침공한 러시아는 같은 해 9월에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하는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으나 아직 추가 동원령은 피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력 소모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강제 징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북한의 지상군 파병은 러시아군 약 60만명이 죽거나 다치면서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절박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FT는 북한이 지난달 약 1만2000명의 병력을 러시아 파병했다며 이외에도 네팔과 인도에서 온 용병들이 우크라군과 전투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팀 렌더킹 예멘 특사는 러시아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후티 반군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무기 이전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함께 미국 및 이스라엘과 적대하고 있는 후티 반군은 마찬가지로 미국을 적대하는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다. 렌더킹은 “논의되고 있는 무기의 종류는 매우 놀랍고, 후티 반군이 홍해와 그 너머의 선박을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멘 싱크탱크인 사나전략연구센터의 마게드 알마다지 대표는 러시아가 “홍해나 중동 어디서나 미국에 적대적인 조직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티 반군이 러시아와 관계를 쌓기 위해 용병을 조직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의 정치국 위원인 모하메드 알 부하이티는 이달 초 러시아 뉴스 웹사이트 메두자를 통해 러시아 지도부와 정치·경제·군사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파레아 알 무슬리미 중동북아프리카 연구원은 용병으로 건너간 예멘인들 가운데 군사 훈련을 받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병사가 필요하고 확실히 후티 반군이 모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멘은 매우 가난한 국가라 모병하기 매우 쉽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예멘 용병들과 접촉한 FT는 읽지도 못하는 입대 계약서에 서명한 예멘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예멘인들은 공장 일자리인 줄 알고 러시아에 왔더니 강제로 군에 끌려갔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