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서 유대교 랍비 살해 용의자 3명 체포, 국적 미공개
중동 분쟁 길어지면서 해외 유대인 겨냥 범죄 늘어
중동 분쟁 길어지면서 해외 유대인 겨냥 범죄 늘어
[파이낸셜뉴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이스라엘 밖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유대인 성직자를 살해한 범인들이 체포됐다. 범인들의 정확한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UAE 내무부는 24일(현지시간) 국영 WAM 통신을 통해 츠비 코간 살인 사건과 연루된 가해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국적 등 범인들의 신상 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구체적인 사건 내용은 조사가 끝나면 공개될 것"이라며 "UAE는 시민과 여행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간은 유대교 초정통파 분파 중 하나인 '카바드 루바비치’에 속한 유대교 성직자(랍비)였다. 그는 이스라엘·몰도바 이중국적자로서 UAE에서 해외 사역 활동을 했으며 지난 21일 오후에 실종됐다. 카바드 루바비치는 UAE에서 유대인 커뮤니티 센터, 유대교 회당, 코셔(유대교 율법을 준수하는 식재료) 인증 센터 등을 운영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이례적으로 23일 공식 성명을 내고 코간의 실종 소식을 전했다. 이스라엘 온라인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초기 조사 결과 코간이 식료품점에서 갔다가 나온 후에 우즈베키스탄 출신 공작원 3명이 그를 미행하고 살해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범인들이 튀르키예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이란에 의한 공작이라고 의심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과 외무부는 24일 오전 공동성명에서 코간의 시신을 찾았다며 "이번 살인 사건은 범죄적인 반유대주의 테러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를 살해한 범인들을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간의 시신은 두바이에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UAE 도시 알아인에서 발견되었으며 해당 지역은 오만과 국경을 접한 곳이다.
해외에서 이스라엘 국민을 노린 공격 시도는 이스라엘과 중동 주변국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더욱 잦아지고 있다. 지난 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을 통해 “유대인을 사냥하자”는 글이 유포되었다. 이후 시내 곳곳에서는 축구를 보기 위해 방문한 이스라엘 팬을 향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24일 이스라엘 당국은 자국민들을 향해 UAE로 불필요한 여행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 동시에 "공공장소에서 경계심을 갖고 이스라엘 상징물을 보이는 것을 삼가라"고 권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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