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반도체·바이오헬스 성장… 車·조선 정체, 철강·이차전지 침체"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5 18:09

수정 2024.11.25 18:09

산업연구원 내년 경제·산업 전망
수출 7002억弗… 2.2% 증가
"반도체·바이오헬스 성장… 車·조선 정체, 철강·이차전지 침체"
반도체·바이오헬스 '견조한 성장', 자동차·조선 '점진적 침체', 철강·이차전지 '침체'.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2025년 주요 업종 전망이다. 전체 수출은 2.2% 증가, 사상 처음으로 7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됐고 특히 지금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철강과 이차전지는 내년에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우려됐다.

산업연구원이 25일 내놓은 '2025년 경제·산업전망'에 따르면 13대 주력산업 중 정보통신기기·반도체·바이오헬스산업은 수출, 내수, 생산 모든 분야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호조세를 보였던 반도체는 내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3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부진했던 영향으로 올해 국내 반도체 업황은 큰 폭의 성장세를 시현한 바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소비심리 개선 영향 IT 기기 수요 확대에 따라 8.5%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실장은 "내년에도 인공지능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경우는 현재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품목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수출의 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헬스산업의 경우 유럽향 의약품 수출과 중국향 의료기기 수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미국향 바이오시밀러 중심 의약품 수출 호조가 나타나며 전년 대비 4.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었던 자동차는 내년엔 수출 감소가 생산 감소로 이어지면서 침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배터리전기차(BEV), 하이브리드차(HEV) 수출 증가가 자동차 성장을 끌어올려 왔으나 앞으로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BEV의 해외 생산이 확대되고 수출을 대체하며 국내 자동차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수출은 주요 수출시장 수요 정체, 해외 생산 확대로 인한 수출대체 영향으로 전년 대비 2.7% 줄어든 915억달러(자동차부품 포함)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트럼프 재집권으로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출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동차는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고 중국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신규 시장 개척도 어려운 상황이다. 보편적 관세 부과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연비규제 폐지 적용 시 국내 생산·수출 감소와 전동차 관련 부품 업체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조선 업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주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건조)량은 생산능력 제한으로 유지되고 높은 수준의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과 수출이 지속되겠지만, 해운 시황 악화로 수주가 줄어들 수 있다.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이차전지는 내년에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0 시대에서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둔화돼 상당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이차전지 총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차 부문이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모두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IRA 친환경차 구매세액공제(Section 30D)가 축소되면 미국은 물론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침체에 접어든 철강은 내년에도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 경기 부진으로 내수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다만 신흥국 및 유럽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한 생산 유지 노력으로 올해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은 7002억달러, 수입은 6516억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2.2%, 2.1%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내년 무역수지는 487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수출이 사상 첫 7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정부는 올해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661억달러를 기록해 사실상 기록 경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수출은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둔화하겠으나 정보기술(IT) 전방산업의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등 IT 부문의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2.2% 증가할 전망"이라며 "수출 70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미국 신행정부의 정책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전망치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