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직역확대는 이기주의 아닌 법치주의의 완성”
"反플랫폼 맞지만 反리걸테크 아냐...소통 의사 있어
"회무 너무도 잘 알아...직역 확대안 통과 완성시킬 것"
"反플랫폼 맞지만 反리걸테크 아냐...소통 의사 있어
"회무 너무도 잘 알아...직역 확대안 통과 완성시킬 것"
[파이낸셜뉴스] 3만5000여명의 변호사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내년 1월 20일 새 수장을 뽑는다. 변협회장은 변호사 등록 허가·취소, 법률사무소·법무법인 설립 인가, 변호사 징계·감독 등의 권한 외에도 대법관·검찰총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특검 등 법조계 주요 인사에 대한 후보 추천권을 갖는 등 영향력이 막강하다. 김정욱 서울지방변호사회장과 안병희 한국미래변호사회 회장, 금태섭 전 국회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3파전 구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각 후보들의 출마 계기와 변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기재 순서는 인터뷰 진행순)
다음은 김정욱 회장과의 일문일답.
―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그동안 추진했던 직역확대와 관련된 정책들과 법안들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에 도전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동안 제가 추진했던 여러 정책 및 법안들을 통과시켜서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출마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법조인들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이기주의가 아니다. 법률 전문가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 놓는 건 법치주의의 완성과 국민들의 복리후생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제가 서울변회장으로 있으며 개발한 사건관리 프로그램, 복대리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들을 들여왔고 상당수는 전국 지방변호사회로 확대했다. 변협회장이 되면 전역에서 좀 더 직접적으로 많은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현재 변호사업계에서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네트워크 로펌의 광고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네트워크 로펌 문제는 문제점들이 많아 장기간 토론을 거쳐 6개의 대표적인 해법들을 지방회장단에 제안했고, 전원 동의로 변협에 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허위·과장 광고 문제다. 분사무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관들이 나열돼서 엄청난 대형펌 이미지를 주는 광고들이 뜬다. 분사무소는 분사무소대로 광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경찰 전관 등 비(非)변호사 전관들의 광고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것은 애초부터 변호사가 아닌 사람들의 광고로 변호사법에서 제한하는 부분이다. 이밖에 수임 사건 수 제한과 키워드 광고에 대한 제한 등도 논의 중이다. 결론적으로는 변협에서 광고규정 개정이 필요한데, 임기 후반이라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로펌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변협보다 강한 기조를 갖고 있다고 본다.
―최근 법조계의 주요 화두로 리걸테크를 빼놓을 수 없다. 변협과 리걸테크 업계의 갈등이 지속됐는데, 관련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저는 30살까지 엔지니어였고, 공학도 출신의 개발자이자 특허출원 신청도 상당수 했을 정도로 거론되는 상대 후보 중 누구보다 신기술을 잘 안다. 제 입장이 ‘반(反) 플랫폼’에 가깝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제가 ‘반(反) AI’냐, ‘반(反) 리걸테크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다.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변호사라는 전문가들의 도구로서 기술을 규제해 그 안에서 발전시키는 것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다만 이들이 B2C로 일반 대중에게 무자격 서비스를 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지금 제가 서울변회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AI 기술이 들어가 있다. 제가 그걸 반대하면 아예 개발도 안 했을 것이다. 리걸테크 업계에서 변호사 단체와 소통 자체가 안된다고 지적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소통의 의지도 있다. 정리하자면 위법성이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리걸테크에 대해 충분히 찬성한다는 것이다.
―만일 변협 회장이 된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인지, 주요 공약은
▲주변에서 변협회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비해 제가 너무 젊다는 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그런 고민을 했다. 그러나 서울변회에 있으면서 제가 다른 분들보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제가 회무를 맡으면서 저보다 어린 분들한테도 한 번도 반말한 적이 없다. 회장이라는 자리가 군림하는 어른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결국 주인은 회원들이고 회원들은 제가 서비스해야 할 대상이다. 다시 말해 저는 오히려 지금 상황이 제일 낮은 데서 낮은 자세로 회원들을 모시기 좋다고 생각한다. 외부적으로는 젊은 이미지만큼 패기를 갖고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공약에 대해서는 지금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기존에 여기서 발의했던 주요 직역 확대안 예컨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CP), 디스커버리 제도 등을 통과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적극적인 회원 복지 프로그램을 많이 늘릴 것이다.
―변협 회장 선거가 사실상 3파전으로 굳혀졌는데, 본인의 강점이나 차별점으로 내세울 부분이 있다면
▲지금 거론되는 분들은 변협이던, 지방변호사회던 집행부로 일하며 회무를 맡아본 적이 없는 분들이다. 온전히 뛰어들어도 24시간이 부족한 만큼 일을 해야 하는데, 변협이라는 초거대 단체의 수장이 되겠다는 분들이 경험도 없이 막연하게 ‘난 가면 잘할 수 있어’라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 변협 사무차장과 부협회장을 지냈고, 서울변회 부회장에 이어 서울변회장을 연임했다. 변협과 지방변호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속속 너무 잘 알고 파악하고 있다.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협상 능력에서 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서울변회의 체질을 많이 바꾼 경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제가 4년간 서울변회를 이끌어오면서 다양한 법조인 및 국회 등 기관들과 관계를 구축해 왔다고 자부한다. 실제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만들어놓은 이 관계를 이용해서 정말 회원들이 바라는 것들을 제가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이제는 변화의 타이밍이 됐다고 생각하고 변호사 단체가 한 걸음 강하게 나아갈 때라고 생각이 든다. 관심을 갖고 냉정하게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러면 누가 보더라도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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