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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 지킨 '쿠팡 효과'…1년간 13만개 증발할 때 쿠팡은 늘었다

뉴스1

입력 2024.11.26 17:19

수정 2024.11.26 17:19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쿠팡 배송트럭. ⓒ News1 이동해 기자
쿠팡 배송트럭.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한국 20대 일자리가 1년 만에 13만개 이상 줄어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물류와 배송 직군 일자리인 '운수 창고' 일자리는 증가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도소매, 정보통신 분야 주요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상황에 물류와 배송 일자리는 꾸준히 늘었다.

전국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고용인원 2위 기업에 뛰어오른 쿠팡의 '로켓배송'이 20대 임금근로 시장의 일자리 축소 흐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기준 국내 20대 일자리는 1년 만에 13만4000개 줄어든 305만9000개를 기록했다. 60대 이상, 50대 등 연령대는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청년 일자리는 크게 감소했다.


20대 일자리는 2022년 4분기부터 7개 분기 동안 감소했는데 이번 감소폭은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2분기(2만8000개)와 3분기(8만개), 4분기(9만7000개)에서 올해 1분기(10만2000개)로 감소폭이 분기마다 커졌다.

이는 전 산업에 걸쳐 20대 일자리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20대 일자리는 도소매업(2만1000명), 제조업(8000명), 정보통신(1만7000명) 등 19개 산업 분야 중 15개에서 감소했다. 광업과 수도하수분야는 제자리걸음이었고, 물류와 배송 일자리가 포진한 운수창고업(1000명 증가)은 농림어업(1000명 증가)과 함께 유일한 증가 산업이었다.

그러나 전국 농림어업 종사자는 6000명으로, 운수창고업(75만3000명)과 비교하면 일자리 규모 자체가 턱없이 작다. 통계청도 20대 이하에서의 운수창고업 일자리 증가 요인 중 하나로 쿠팡 로켓배송을 뽑았다.

20대와 30대까지 포함해도 운수창고업 분야 일자리는 최근 수년간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운수창고업 분야 20대 일자리는 2018년 2분기 7만3000명에서 올 2분기 7만6000명으로, 30대는 같은 기간 11만9000명에서 14만1000명으로 늘어났다.

반면 제조업 분야 20대는 같은 기간 72만5000명에서 61만9000명으로, 30대도 120만명 선에서 10만 명 이상 줄었다. 도소매업도 이 기간 20대(4만2000명), 30대(1만2000명)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전 연령을 통틀어 운수창고업 일자리는 같은 기간 7만8000명 늘었다. 산업계 관계자는 "20대 등 청년을 위한 신입사원 공개 채용 비중은 수년째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일자리가 줄어든 공백을 운수창고 분야 일자리 증가가 메워주고 있다"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로켓배송 서비스가 2030의 운수창고업 분야 직고용 일자리를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류와 배송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은 오픈마켓 모델과 달리, 직매입과 직배송 확산이 일자리 증가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타 산업과 비교해 '즉시 취업'이 가능해 빠르게 경제적 어려움과 구직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떠오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년들이 창업이나 국가고시 등 과정에서 교육, 생활비를 해결하기 위해 쿠팡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학 졸업 뒤 사회 연착륙을 위해 선택하기도 한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직원이 6만 명대였던 쿠팡의 전체 고용 인력 가운데 2만 명 이상은 청년(19~34세)이었다. 쿠팡의 직고용 인력은 9월 기준 8만 명을 돌파, 약 8개월 만에 1만 명이 늘었다.


2026년까지 지방 9개 물류센터 건립과 운영에 3조 원을 투자, 1만 명을 추가 고용하겠다는 움직임은 운수창고업 분야의 지방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쿠팡은 남대전과 광주광역시에 물류센터를 준공했고, 경상도 칠곡과 김천 등에 후속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전체 고용인력이 8만 명을 돌파한 상황에서 추가 1만 명을 고용할 경우 2030 고용인원이 내후년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쿠팡의 물류 투자가 한국 청년 일자리 감소폭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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