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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비용 부담에 실사용률도 낮아
외국 항공사와 대조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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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외국 항공사들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서비스 확대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국적 항공사들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전면 도입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말기 설치에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설치 비용에 비해 실사용률이 낮은 점이 발목을 잡는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파이낸셜뉴스가 국적 항공사 10곳을 조사한 결과,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프레미아 4곳에 그쳤다. 이들 모두 유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무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거나 계획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 6곳 중 도입을 검토 중인 곳도 단 3곳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와이파이 지원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11월 기준, 전체 여객기 136대 중 30대(약 22%)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로 도입된 항공기에는 모두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라며 "모든 항공기에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15대 △진에어 4대 △에어프레미아 3대 순으로 조사됐다. 해당 항공사들은 △운항구간 △이용시간 △이용범위에 따라 3.95~21.95달러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반면, 외국 항공사들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무료로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모든 좌석 승객에게, 일본항공(JAL)은 퍼스트와 비즈니스석 승객에게 무제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하와이안항공은 스페이스X의 광대역 위성 인터넷망인 '스타링크'를 도입해 별도의 로그인이나 결제 절차 없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에어프랑스 역시 2025년까지 스타링크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기내 서비스 혁신에 나설 계획이다.
국적 항공사들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확대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새로 도입한 기체는 출고할 때부터 단말기가 설치돼 있지만, 기존 기체는 와이파이 단말기 설치를 위한 보수 작업이 필요하다. 심지어 단말기를 설치하는 항공기는 최소 1달간 운항 일정에서 제외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체 개조 허가와 탑재 공간 문제로 설치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비용 역시 초기 설치보다 몇 배 이상 필요해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설치 비용에 비해 실사용률이 낮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작년 기준, 장거리 노선에서 기내 와이파이를 이용한 승객은 편당 10여명에 불과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높은 비용 부담과 낮은 이용률로 인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확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들도 신규 도입 기체에만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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