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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상장 공모펀드 LP 구하기 ‘난항’···증권사들 “굳이?”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9 06:00

수정 2024.11.29 06:00

LP 증권사 3곳뿐..추가 의사 밝힌 곳 없어
호가 공백 줄이긴 위해선 LP 많아야
증권사들은 ETF LP로 이미 수익 올리고 있어
사업성 담보되지 않은 곳에 참여할 이유 없단 입장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직상장 공모펀드가 내년 상반기 중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산운용업계가 유동성 공급자(LP)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제외되면서 증권사 3곳만 남았는데, 20개 넘는 자산운용사가 참여하는 만큼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외 아직 직상장 공모펀드 LP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신한투자증권까지 총 4곳이 합류하기로 했으나 상장지수펀드(ETF) LP 부서에서 13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하면서 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24개 자산운용사, 3개 증권사, 6개 수탁사(은행) 등 총 34개사가 금융위원회에서 ‘일반공모펀드의 상장클래스 신설을 통한 상장거래 서비스’ 혁심금융서비스(금융 샌드박스) 지정을 받으면서 내년 상반기 중 일반 공모펀드 상장이 시작될 참이다.
이미 운용 중인 공모펀드의 ‘X클래스’를 별도로 만들어 유가증권시장에 올리는 방식이다.

공매도 금지가 풀리는 내년 4월이 개시 시점으로 유력하다. LP를 맡은 증권사는 운용사에서 제공받은 펀드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종목에 대해 헤지 목적으로 공매도 주문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ETF 호가를 빈틈없이 넣어줄 LP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펀드가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적시에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호가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줘야 하는데, 3곳만으론 현재 최소 24개로 예상되는 직상장 공모펀드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게 운용업계 공통적인 평가다. 실제 ETF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LP를 2곳 이상씩 둔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LP도 수익 부서인 만큼 말 그대로 ‘돈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다. 결국 이는 거래가 많이 되는 상품에만 스프레드를 벌리지 않고, 즉 촘촘하게 호가를 제시하게 된다.
그러나 직상장 공모펀드 거래 활성화가 담보되지 않는 만큼 굳이 참여할 동기가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참여 LP들에 대한 정책적 유인책이 제공돼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도 최소 2개 LP를 두는데, 24개 상품을 3곳만으로 대응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과거 LP에 대해 제공한 미니 선물 비과세 등 혜택이 주어져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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