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fn이사람] "증권사들 철수할 때 발로 뛰며 고객 만들었죠"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28 17:07

수정 2024.11.28 20:47

정연욱 유안타증권 은평지점장
불경기 버티는 은평구 유일 증권사
직접 신협 찾아가 금융법인 유치
운용 자산 400억 "점차 늘릴 것"
고령층 위한 매니지먼트도 온힘
정연욱 유안타증권 은평지점장 사진=이승연 기자
정연욱 유안타증권 은평지점장 사진=이승연 기자
"20·30대 영리치 투자자와 50대 이상 VIP 투자자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40대 젊은 신인 지점장이다. 은평구 유일 증권사에서 서북부 지역 증권 메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8일 정연욱 유안타증권 은평지점장(사진)은 "불경기 속 최근 유독 소외받고 힘들었던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다 같이 부자가 되고 신바람 나는 투자환경을 만드는 게 일순위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지점장은 올해 은평지점 지점장으로서 경력을 처음 시작했다. 유안타증권 전 지점을 통틀어 그보다 젊은 지점장은 손에 꼽힌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그는 우수직원상과 신인 지점장 우수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비법은 금융법인 투자 유치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기가 어렵고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대면영업 필요성이 줄어들자 증권사들은 은평구 지점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정 지점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금융기관이 보관하는 고객 예금을 운용하고자 직접 인근 신협 등을 찾아다녔다.

한 번 문이 열리니 두 번은 쉽고 세 번은 더 쉬웠다. 금융기관 한 곳당 여유자금은 수백억원 수준으로 단위가 커 운용 자산이 급격히 불었다. 현재 정 지점장이 관리하는 신규 금융법인은 세 군데로 상반기 유치 자금만 400억원에 달한다. 정 지점장은 "너무 많아도 관리가 힘들다. 다섯 군데 정도 유치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정 지점장의 이런 자신감의 배경엔 특별한 이력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시절 서대문구 홍제지점으로 첫 발령을 받고 지점 통폐합과 함께 은평지점으로 이동해 10여년간 경력을 쌓아온 은평구 '터줏대감'이다.

정 지점장은 "첫 발령 당시 코스닥이 한국 증시 최저점인 245p였다"며 "직원분들께 인사드리는데 당시 그들의 표정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처음 지점장으로 부임한 올해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 지점장은 펀드와 랩 자산 증대에 방점을 두고 분주히 움직였다. 최근에는 국내증시가 부진하지만 상황이 좋은 미국증시 쪽으로 고객 투자를 유도하는 중이다.

정 지점장은 "시장이 어렵다 보니 종목 선정이 까다롭다. 하지만 미증시 관련 상품이나 고환율의 수혜를 받았던 미국 달러채권으로 교체하거나, 최근 핫한 매그니피센트7 종목 등을 매매하면서 힘든 시기를 잘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정 지점장은 내년에도 증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이런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앞으로는 고령 VIP 투자자의 자산이 이탈되지 않도록 가족승계 영업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유안타증권만의 리테일리시(Retail+Stylish)한 상속·증여 프로그램을 활용해 가족의 모든 자산을 '원스톱 토털 매니지먼트'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투자인구가 줄고 고령화로 투자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움직일 적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국내 시장은 큰 변화 속에서도 낙폭이 과도했던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이차전지,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의 큰 회복을 기대한다.
국내투자에서 해외투자로 지금보다 많은 이동이 예상되는데 관련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우수한 상품을 고객에게 안내해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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