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6개월내 방안 제출해야
미사용 마일리지 3조5000억 달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됐지만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통합 마일리지'는 내년 봄을 넘겨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 양사의 마일리지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합병 후 마일리지 인정 비율도 안갯속이다. 미사용 마일리지가 3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만큼 양사는 합병 전 마일리지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사용 마일리지 3조5000억 달해
28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의 미사용 마일리지(이연수익)는 각각 2조5542억원, 9819억원으로 총 3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이 확정되면 6개월 내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전환율이 정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내년 봄이 지나야 마일리지 통합 비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시장 가치는 대한항공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의 1마일리지 가치는 약 15원, 아시아나항공은 11~12원으로 차이가 있어 1대 1 이관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항공권으로 구입한 탑승 마일리지가 아닌, 제휴카드 사용을 통해 적립한 마일리지도 문제다. 탑승 마일리지 적립 비율은 비슷하지만, 제휴된 신용카드·호텔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 적립되는 제휴 마일리는 양사 간 차이가 크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항공여행 마일리지는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해 장고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마일리지 인정 비율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만큼, 합병 전 마일리지 소진을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이에 양사도 프로모션을 통해 통합 전 마일리지 소진을 유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구매 시 운임의 최대 30%까지 고객이 원하는 만큼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는 복합결제서비스 '캐시 앤 마일스'를 활용하면 최대 2000마일리지를 환급해주는 이벤트를 연말까지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7일부터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프로모션을 통해 오는 12월 2∼15일 총 56편의 항공편에서 마일리지 좌석을 최대로 공급한다. 또 매주 수요일마다 신규 상품을 입고하는 '오즈웬즈딜즈' 마일리지 상품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다만 마일리지 가치가 높은 숙박을 비롯한 대부분의 상품이 품절된 상태다.
김동호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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