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 '재검표'…1위 한 극우 후보 "국민 선택 부정"

뉴스1

입력 2024.11.29 05:08

수정 2024.11.29 05:20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루마니아 헌법재판소가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재검표를 지시했다.

이에 해당 선거에서 1위를 거머쥐었던 친(親)러시아·극우 성향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반발하고 나서는 등 내달 8일 2차 투표를 앞두고 루마니아 대선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만장일치로 11월 24일 치러진 (1차) 대선 투표용지의 재검증과 재검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2시(한국시간 29일 오후 9시)까지 재검표가 완료돼야 한다.

한 후보가 투표 무효 요청을 하기도 했지만 이는 너무 늦게 제기됐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지난 24일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에서 제오르제스쿠는 22.9%를 얻어 1위로, 중도우파 성향의 야당인 루마니아 구국연합(USR) 후보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는 19.2%로 2위에 오른 바 있다.

루마니아 대선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로 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두 사람은 내달 결선 투표로 맞붙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결과는 너무나 반전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여론조사 당시 '기타' 후보에 머물렀던 제오르제스쿠가 1위로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됐기 때문이다.

라스코니도 아주 근소한 차로 당초 결선 투표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던 마르첼 치올라쿠 현 총리(사회민주당·PSD)를 제쳤다.

무엇보다 제오르제스쿠의 선전이 루마니아 안팎에 상당한 충격을 안긴 가운데 그가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소셜미디어(SNS) '틱톡'(TikTok)이 꼽히기도 했다.

그가 틱톡 스타로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표심'을 끌어안았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루마니아 정부는 틱톡이 제오르제스쿠를 대선 후보로 나온 정치인으로 표시하지 않아 유권자에게 '엄청난 노출'을 발생시키는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 루마니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1차 투표에서) 선거 과정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이버 공격을 감지했다"는 발표도 했다.

틱톡은 즉각 반박했다. 틱톡 측은 "그(제오르제스쿠)의 계정이 다른 후보들의 계정과 다르게 취급됐다는 주장은 명백히 거짓"이라고 말했다.

제오르제스쿠도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국가기관이 '국민의 선택'을 부정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코니도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국가 안보를 가지고 놀고 있다"며 "지금 헌법재판소가 하려는 일은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극단주의는 밀실 게임이 아니라 투표를 통해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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