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3대 노동조합이 모두 '총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연말 '지하철 대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서울을 마비시킨 기록적인 폭설이 이번 파업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29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은 다음 달 6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하고 여전히 사실상 '태업'에 가까운 준법투쟁 중이다.
노조는 총파업 직전까지 사측과 교섭을 진행 협상에 의미있는 진전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예고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2월 6일 1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공사 2·3노조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 가입률 12.8%인 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이미 쟁의행위를 높은 찬성률로 가결시키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했다.
2615명의 조합원을 보유, 3개 노조 가운데 두번째로 규모가 큰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2노조)는 29일까지 지노위가 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다음 달 초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서울 지하철의 3년 연속 파업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폭설 등 기상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20~30대가 주축이 돼 'MZ노조'라 불리는 올바른노조(3노조)는 폭설을 이유로 28일 예정됐던 파업 관련 기자회견을 연기했다. 올바른노조는 "도로교통이 마비된 상황, 공사 재난대책안전본부가 가동된 상황 등을 고려해 현장에 복귀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열심히 일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9호선 2·3단계 구간 노조의 28일 경고 파업 일정도 전날 철회됐다. 공사 관계자는 "노조 측이 사측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판단, 경고 파업을 우선 철회하고 교섭을 이어가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지하철 노조를 '정치 파업'이라 규정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주 '지하철 태업 투쟁'으로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것은 바로 외곽에 거주하며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이었다"며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총이 정작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사 노조들은 파업에 즈음한 기상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사측과의 교섭 진전이 우선순위라는 입장이다. 1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즈음해 폭설 등 기상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당일 기상상황을 주시해야겠지만, 사측과의 교섭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취소했던 3노조 역시 파업에 대한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3노조는 2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파업 일정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3노조 관계자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시민 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 생각해 일정을 연기했다"며 "6일 총파업 직전까지 사측의 의미 있는 제안을 기대하며 교섭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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