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경영 전면 나서는 오너家 3·4세들…초고속 승진에 후계 수업 박차

뉴스1

입력 2024.11.29 05:32

수정 2024.11.29 05:32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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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식당 앞에서 장남인 최인근씨와 어꺄동무를 한 채 대화하는 모습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2024.6.25/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한 식당 앞에서 장남인 최인근씨와 어꺄동무를 한 채 대화하는 모습 포착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2024.6.25/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대기업 오너가(家)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정기선 HD현대(267250) 수석부회장, 신유열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 허서홍 GS리테일(007070) 대표이사,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 등은 1년 만에 초고속 승진하며 핵심 사업을 도맡았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올 연말 주요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오너 3·4세들의 고속 승진이 잇따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공지능(AI) 시대 도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격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발맞춰 '세대교체' 속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절친' HD현대 정기선·한화 김동관…경영권 승계 본격화

HD현대는 지난 14일 사장단 정기 인사를 통해 정기선 부회장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재계에선 '3세 경영 체제' 전환을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손자다. HD현대의 차기 총수로 평가받는다.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직접 챙기며 경영 능력을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부회장도 지난 8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더 공고히 했다. 특히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신사업 투자를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경영 보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재계 절친'으로 알려진 두 사람이 8조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불꽃 경쟁을 벌이는 점도 관전 요소다. '특수선 양강'인 두 회사가 나란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함정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KDDX 사업을 누가 따내느냐에 따라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 신유열·LS 구동휘·LX 구형모·GS 허서홍도 경영 전면에

롯데그룹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는 28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 2023년 롯데지주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또다시 부사장에 오르며 2년 연속 초고속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 구동휘 부사장도 최근 LS MnM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1년 만에 한 단계 승진했다. LS MnM은 LS그룹의 '비전 2030'의 핵심인 배·전·반(배터리·전력·반도체) 중 배터리 소재를 주도하는 계열사로, 신사업을 직접 맡게 됐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 부사장도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7년생인 구 사장은 2014년 LG전자에 입사했다가 2021년 LX그룹 출범과 함께 자리를 옮겼다. 장자승계 원칙이 분명한 범LG가의 특성상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GS그룹 4세인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부사장)은 지난 27일 임원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GS리테일은 그룹의 한 축으로, 기존까지 리테일을 이끈 오너 3세 허연수 부회장이 용퇴하며 그룹 내 '4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최태원 SK 회장, 장남·장녀와 첫 공개 석상…경영 수업 박차

경영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후계자 수업'을 받는 오너 4세에도 눈길이 쏠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선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행사에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장남인 최인근 SK E&S 매니저와 동행했다. SK그룹 세 오너 일가가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한 것은 처음이었다.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자녀를 동반한 이유에 대해 "레거시(전통)니까 훈련받아야 한다"며 "아버지가 뭘 했고, 할아버지(최 선대회장)가 뭘 했는지 보고 배워야 한다. 그래서 다 참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최 선대회장이 1974년 인재보국(人才報國) 신념으로 설립했다.
현재는 최태원 회장이 2대 이사장을 맡으며 인재육성 철학을 계승하고 있는 만큼, 두 자녀를 동반하며 경영 수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최윤정 본부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신규 임원으로 승진해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인근 매니저는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4월부터 패스키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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