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이 경기둔화와 트럼프발(發)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향후 추가 인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돌 전망인 가운데 금리는 여전히 중립금리를 웃돌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는 시기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전날(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1.9%로 0.2%p 낮췄다. 내년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을 밑돌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한은은 두 달 연속 금리인하에 나선 배경으로 미국 선거 결과에 따른 향후 정책 불확실성과 수출 둔화를 꼽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고민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상하원 모두 한쪽으로 간 결정은 예상을 넘어간 면이 있다"며 "수출 증가세가 3분기 크게 낮아진 요인이 무엇인지 검토해보니 일시적 요인보다 경쟁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간 금융안정에 상당 부분 방점을 뒀던 한은의 스탠스가 경기부양 쪽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한은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깜짝 금리인하에 나섰지만,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추가인하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먼저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경제전망에서 민간소비 증가율을 올해 1.3%, 내년 1.8%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1.8% 감소한 데 이어 내년에도 0.7%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로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보편관세가 시행될 경우,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는 크게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날 금통위에서는 향후 3개월 전망과 관련,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현 수준을 유지, 3명은 3%보다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는 "세분은 우리 경제의 중립금리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고려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점진적으로 조절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줬다"며 "나머지 세분은 대내외 경제 여건뿐만 아니라 이번에 발표한 성장 전망 자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향후 경기 전망의 변화에 따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당초 내년도 한은이 1회~2회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3회까지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원 다수가 기존 판단을 바꾸며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는 점은 경기의 하방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을 방증한다"며 "내년 상반기 중 2월과 5월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데,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2.25%로의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하는 유력하지만, 2회 이상 금리 인하 여부는 다소 신중할 필요는 있다"며 "총재 의견처럼 정상화 과정에서 속도를 높인 것이고, 선제적 대응에 따른 경기진작효과 증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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