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이른바 ‘황금폰’ 행방을 추적 중인 검찰이 휴대전화를 버린 장소로 의심되는 마창대교의 통행기록은 확보했으나 뒤늦게 자료 수집에 나서면서 실제로 버렸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5일 명 씨가 처남 A 씨를 통해 휴대전화를 폐기한 장소로 의심되는 마창대교의 통행기록을 확보했다.
민자도로인 마창대교 운영사가 검찰에 제출한 통행기록에는 휴대전화를 버렸다고 의심받는 지난 9월 24일부터 이달 초 사이 명 씨 차가 10여차례, A 씨 차가 3차례 마창대교를 통과한 기록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창대교 폐쇄회로(CC)TV 영상 보관기한은 14일로, 검찰이 증거인멸이 의심되는 날의 영상은 다 지워져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마창대교로부터 확보한 자료만 보면 명 씨와 A 씨의 자동차가 언제쯤 마창대교를 지나갔는지 정도의 기록만 알 수 있고, 이들이 실제 물건을 던지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초 A 씨에 대한 조사에서 A 씨가 지난 9월 24일 명 씨에게 휴대전화 등을 건네받으면서 “마창대교에 버릴까”라고 되물었던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기록상 지난 9월26일 A 씨의 차가 실제 마창대교를 2회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A 씨가 “휴대전화 등을 받고 이틀 뒤 버렸다”고 말한 시점과도 겹친다.
다만 A 씨는 “마창대교가 아니라 자택 쓰레기통에 휴대전화를 버렸다”며 “해당 자동차는 나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고, 당시 마창대교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진술이 사실과 부합하는지 따져보려면 지난 9월26일 마창대교 CCTV 영상은 필수 증거였던 셈이다.
검찰은 지난 9월30일 명 씨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창대교 CCTV영상은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명 씨가 A 씨에게 휴대전화를 준 정황을 뒤늦게 파악하고, 지난달 31일에야 창원에 있는 A 씨 자택과 직장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후 지난 25일에야 마창대교 운영사에 명 씨 관련 자료를 처음 요청해 검찰의 늑장 수사에 의문이 더해진다.
검찰은 아직도 명 씨가 ‘황금폰’을 실제로 버렸는지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명 씨에게 물어보기만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사건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라고 지적했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이라 구체적인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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