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깜짝 금리인하에도 반도체株 부진...연말 '산타랠리' 올까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1.30 06:00

수정 2024.11.30 06:00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연말 증시 강세 현상인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는 12월이 임박하면서 국내 증시가 또 크게 출렁였다.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를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 하락의 골이 깊어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힘들었던 11월이 끝나고 12월 회복을 기다리는 분위기지만 시장 반등 열쇠는 '수출기업 실적'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선제적 조치'라며 기준금리를 0.25%p 내린 다음날인 지난 2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95%, 2.33% 하락 마감했다.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통상 시장에서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지수는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당일 0%대 반짝 상승했다가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특히 코스피 2500선 붕괴와 코스닥 680선 붕괴는 각각 6거래일, 5거래일 만이다.

이는 한은이 예상 밖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경기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예상 밖 한은의 금리 인하는 내수 경기 둔화를 근거로 한다"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에 트럼프 관세 정책이 반영돼 있으나 정책 현실화 과정 중 시나리오를 벗어날 경우 추가적인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깜짝 금리 인하를 시장은 '선제적'이기보다는 경기 부진에 따른 '사후적'인 조치로 이해한 셈이다.

특히 외국인이 주도한 반도체주 순매도세가 증시 상방을 제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 5만8300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지난 29일 5만4200원까지 7.03%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17만7100원에서 15만9900원까지 빠져 9.7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물량을 각각 6700억원, 296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재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고 12월 산타랠리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지난 트럼프 1기 출범했던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도 대선 직후 11월 동안 약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12월부터 반등해 다음해부터는 미국 증시를 따라가는 흐름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 수출 증가율 회복 정도가 향후 흐름을 좌우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하지만 2016년 당시는 국내 수출 증가율 회복을 앞둔 시기였고 반도체, 헬스케어 섹터를 중심으로 이익성장이 뚜렷했다"며 "2024년 현재는 기존 수출 주도 영역인 메모리반도체가 주춤한 가운데 AI반도체, 로보틱스 및 자율주행 등 전략 성장 영역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어느정도 확보하는지가 향후 증시 방향성을 판가름하게 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는 사이클에서 국내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관세 본격화를 앞두고, 미국 기업들의 수입 수요와 중국의 선수요 또한 단기적으로 국내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해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최근 크게 하락한 수출주 중심의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12월 저점을 점진적으로 높여가는 흐름이 예상되는 만큼 낙폭 과대 양상을 보이는 국내 대형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일드갭 관점에서 보면 한국 주식시장은 지나치게 소외됐다"며 "가치 투자자라면 지금이 한국 증시에 투자해야 할 시기일 수 있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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