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한 해의 마지막을 낭만적인 장소에서 보내고 싶다면 국내 곳곳에 있는 '동화마을'로 떠나보자.
30일 한국관광공사는 매달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 속 동화마을' 테마에 맞는 국내 여행지 5곳을 선정했다.
5곳의 여행지는 △경기 가평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 △강원 삼척 하이원추추파크 △대전 동구 대동하늘공원 △경북 봉화 분천산타마을 △전북 정읍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등 유럽으로 순간 이동한 듯 이국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곳들이다.
내 안의 순수와 낭만을 마주하는 곳
한국 속 아름다운 유럽 마을,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는 2021년 5월 개관한 국내 유일의 이탈리아 테마파크다.
청평면 소재의 3만 3000여㎡ 너른 부지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옮겨 조성했으며 이탈리아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도록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총 23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 다빈치의 주요 테마는 '피노키오'와 '다빈치'다.
'피노키오의 모험'을 쓴 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를 기리는 콜로디 재단과 정식 제휴를 맺어 피노키오를 주제로 흥미로운 전시와 공연을 상설 진행한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모티브로 그의 업적과 행보를 살펴볼 수 있는 관련 작품 등을 전시한다.
12월이면 '피노키오&어린왕자 별빛축제'를 진행해 겨우내 반짝반짝 빛난다. 통합요금으로 자매 마을인 쁘띠프랑스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2008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프랑스 테마파크인 쁘띠프랑스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테마 여행이 가능하며 1943년 청평댐이 완공되며 조성된 자라섬에서는 산책과 캠핑 등을 즐길 수 있다.
스위스라 착각할 만큼 이국적인 풍경
장쾌하고 다부진 오봉산 줄기를 따라 눈꽃이 환하게 피었다. 험준한 산악지대를 지그재그로 오르는 스위치백트레인을 타고 바라본 설산은 가히 하얗다 못해 푸르다.
강원도 삼척 '하이원추추파크'는 철도테마 리조트로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트레인과 옛 영동선 철길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오는 산악형 레일바이크, 키즈카페와 체험형 실내 동물원, 독채형 리조트 시설을 두루 갖춘 기차마을 여행지이다.
스위치백트레인은 1963년 첫 개통 이후 2012년 6월 솔안터널이 완공되면서 50년의 역사로 마감해야 했지만, 하이원추추파크에서 스위치백 구간을 보존하려 다시 경적을 울렸다.
증기기관차와 같은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는 클래식하게 꾸며 볼거리를 더했고 오전 11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힘차게 달린다.
경사가 가파른 산기슭을 갈'지'(之)자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오르는 이색적인 기차여행과 함께 흥전삭도마을에 정차해 마을 부녀회에서 판매하는 잔치국수 한 그릇이 겨울의 낭만을 더한다.
하이원추추파크는 영월, 정선, 태백, 삼척 폐광지역의 점을 하나의 선으로 이어 만든 운탄고도 7길 코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탄맥을 품은 통리탄탄파크도 지척이다. 미디어아트로 빛을 품게 된 갱도는 '기억을 품은 길'에서 시작해 '빛을 찾는 길'로 나오며 탄광의 역사와 미래를 되짚는다.
낭만이 흐르는 노을 명소
6.25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대전에 이르러 집을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대동하늘마을'을 이루었다.
곳곳에 그려진 벽화 덕에 마을 분위기는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다. 풍차 반대편 방향으로 대동하늘공원에 오르면 연애바위를 볼 수 있다.
연애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재미있다. 좁은 집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살다 보니 젊은 부부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때마다 연애바위에서 사랑을 속삭이곤 했다.
대동하늘공원의 풍차는 노을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따라서 해가 지기 전에 풍차에 도착해야 한다.
대동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끝에는 노란색 별 모양 조형물과 함께 색색의 수많은 바람개비가 반겨준다. 새롭게 바뀐 빨간색 풍차 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이곳까지 올라온 수고에 비해 과분하다. 붉은 노을이 지는 감동적인 풍경과 낭만적인 대전 도심의 야경을 천천히 감상해 보자.
날마다 크리스마스, 기차 타고 떠나는 산타마을
365일 날마다 크리스마스인 마을이 있다. 멀고 먼 유럽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봉화군 분천 산타마을 이야기다. 역사 앞 광장은 계절에 아랑곳없이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썰매를 끌며 달려가는 귀여운 루돌프 모형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빨간 코와 뿔이 달린 네 마리의 루돌프가 끄는 썰매에는 흰 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 할아버지도 보인다. 썰매에 올라타면 산타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광장 주변에는 갖가지 포토존이 줄을 잇는다.
익살스러운 산타, 알록달록한 기차 등을 배경으로 즐겁게 사진을 찍다 보면 잊고 살았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산타우체국에서 내년 크리스마스에 배달되는 엽서를 쓰고, 루돌프 열차를 타며 즐기다 보면 겨울 하루가 짧기만 하다.
빨간 지붕이 옹기종기 모인 분천 산타마을을 중심으로 12월 21일부터 축제도 열린다.
V-Train(백두대간협곡열차)에 몸을 실으면 V자로 깎아지른 백두대간 협곡을 덜컹덜컹 달려간다. 오직 기차를 타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도 나타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양원역사와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라'는 산골 역 승부역에도 내려 본다.
때 묻지 않은 오지 풍경을 두 발로 누리는 낙동정맥트레일도 수해 피해를 복구하고 다시 개통되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고, 억지춘양시장에서는 산골마을 오일장의 넉넉한 맛과 정도 느낄 수 있다.
여긴, 정읍인가? 유럽인가?
정읍이라고 정읍사만 떠올릴 까닭은 없다. 유럽마을 엥겔베르그는 이곳이 정녕 정읍인가 하고 묻게 한다. 김병조 대표가 웰니스관광 휴양촌으로 조성한 마을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순식간에 유럽으로 연말 여행을 떠난 듯하다.
여행자들이 제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유로마켓 베이커리 카페다. 구석구석을 장식한 앤티크 소품과 가구가 유럽 저택을 방불케 한다.
베이커리 카페는 차와 디저트 등으로 이뤄진 애프터눈티 메뉴를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예약자만 3층 앤티크 라운지를 둘러볼 수 있다. 앤티크 라운지는 한층 전체가 앤티크 가구와 소품으로 가득하다. 도슨트와 함께 30분가량 관람한다.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내에는 오리엔탈 티롤 차 박물관이 볼만하다.
이양수 향원당 원장이 반세기 넘게 모은 한국, 중국, 일본의 다구와 다기들은 유럽 안의 동양처럼 자리한다. 차 박물관을 나와서는 유럽 마을을 산책한다. 독일마을을 모티브로 한 건물의 이중경사 지붕, 첨탑 등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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