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버스 대체운행 부탁하고 돈 제때 안 준 50대 대표 ‘무죄’…왜

춘천지법 전경.／뉴스１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농어촌버스 운행에 차질이 생기자, 전세버스 회사에 대체 운행을 부탁한 뒤 임차료를 제때 주지 않은 50대 업체 대표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5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원 화천군에서 농어촌버스를 운영하는 법인대표 A 씨는 지난해 6월 재정 악화로 버스운행에 차질이 생기자 전세버스 회사 대표 B 씨에게 “보조금을 받아 버스 임차료를 지급해 줄 테니 농어촌버스를 대체 운행해 달라”고 했다.

A 씨는 전날 버스 10대가 압류돼 버스운행이 어려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A 씨는 B 씨에게 같은 해 8월까지 화천군에서 농어촌버스 대체 운행하게 하고, 버스 임차료 5940만원을 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 씨가 보조금만으로는 전세버스 임차료를 지급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고, 보조금을 받더라도 퇴직금 지급을 위해 사용할 생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씨가 6~7월분 각 보조금을 지급받아 임차료를 정상 지급한 점, 이 사건 범행 이후(피해자가 대체 운행 마친 이후) 임차료도 지급한 점과 B 씨가 버스 대체 운행에 대한 임차료 지급 계획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결정한 점을 종합해 무죄로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군에서 보조금을 먼저 인건비로 집행하라고 요구한 탓에 임차료를 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했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진 나머지 대체 운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