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이 세를 불리면서 브릭스 국가 간 교역에 미국 달러화가 아닌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경고가 나왔다.
트럼프는 11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브릭스 각국이 달러에서 멀어지려 하는 시도에 대해 미국이 그저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것은 끝났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달러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시도를 원천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들 나라가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또는 강건한 미국 달러를 대체할 그 어떤 다른 통화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는 이어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 대체통화를 추진하면 "경이로운 미국 경제에 물건을 파는 것에는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4개국 체제였던 브릭스는 곧바로 남아공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5개국 체제로 확대됐고 지금은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추가돼 9개국으로 커졌다. 튀르키예, 아제르바이잔, 말레이시아는 가입을 신청했고 아르헨티나도 브릭스 편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들은 달러를 대신할 공동 통화를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미국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을 중심으로 달러가 브릭스 간에 기축통화 역할을 계속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 결국 지난해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공동 통화 제안이 나왔다.
달러는 시간이 갈수록 위상이 약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여전히 달러는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58%를 차지한다. 또 석유부터 금, 구리, 우라늄, 철광석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달러로 매겨지고 달러를 주고받으며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나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하다. 트럼프가 브릭스를 겨냥하고 나선 것은 브릭스가 달러에서 등을 돌릴 경우 달러 영향력 약화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것이란 위기감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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