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선 개발 착수 발표
2032년까지 230여개 임무
국민 공감 정부노력 절실
2032년까지 230여개 임무
국민 공감 정부노력 절실
천체망원경 발명 이듬해인 1610년 4월 19일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는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에게 미래를 위한 제안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사람들이 비행의 기술을 마스터하게 되면 도전하는 사람들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고…(중략) 하늘에 맞는 배와 돛을 만들게 되면 텅 빈 황무지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용감한 하늘 여행자들을 위해 천체 지도를 준비하기를 희망합니다. 나는 달을 맡을 테니 당신은 목성을 맡아주십시오."
이미 400년 전에 천문학 혁명을 가져왔던 천재 과학자들이 세계인의 우주여행을 꿈꾸며 인류를 위해 기여할 바를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1888년 창간되어 70여년 동안 미국의 인기 대중잡지로 자리매김했던 콜리어(Collier's Weekly) 1952년 10월호에는 '사람이 곧 우주를 정복할 것이다'라는 특집 시리즈 중 '맨 온 더 문(Man on the Moon)' 제목의 기고문에서 25년 내에 우주정거장이 실현되고 과학자들이 달의 먼지를 밟게 될 것이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설립 이전 우주연구를 주도하던 과학자들의 미래예측을 게재,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폴로 계획을 통한 인류의 달 착륙이 이뤄진 시점은 불과 17년 후인 1969년이었다.
중국은 2003년 공식 착수된 달 탐사 계획인 창어 프로그램을 통해 달에서 물과 자원을 채취하고 국제달과학연구기지를 건설, 2030년에는 자국 우주비행사가 달 표면을 걷는 것을 목표로 이미 총 7기의 달 탐사선을 성공리에 발사하고 달 탐사 로드맵을 차근차근 수행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계절에 따라 거처를 옮겨가며 사막을 떠돌던 베두인들의 세상이었으며 한때 진주조개잡이가 주 수입원인 가난한 어촌에 불과했던 두바이가 세계 금융의 허브이자 고도성장의 상징이 된 배경에는 세계 6위 석유 매장량이 큰 몫을 했다. 국제정세에 따라 달라지는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에 연동해 나라살림의 부침을 실감했던 아랍에미리트(UAE)의 최고 통치자들은 주요 산유국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2월 두바이 통치자이자 만수르의 장인이기도 한 셰이크 무하마드 빈라시드 알막툼 총리는 국제회의를 주최하며 '화성 2117' 비전을 선포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뿌리는 씨를 2117년 3월 새 세대가 과학에 대한 열정과 인간 지식의 발전이라는 열매로 거둘 것"이라며 화성에 인간이 거주하는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국가 지도자의 100년 비전에 국민이 공감하며 지속가능한 꿈을 후세에게 물려주면서 우주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UAE는 오래전 우리나라의 우주기업 쎄트렉아이에서 우주기술을 배워갔던 나라이다. 그랬던 UAE가 화성 정착 비전 아래 2021년 화성 대기관측을 위한 탐사선 '아말(희망)'을 성공리에 화성궤도에 진입시켰다. 비록 2022년 민간 착륙선과 함께 도전한 달 착륙에 실패했지만 재도전을 준비 중인 달 표면탐사 로버 '라시드'와 2033년까지 소행성에 착륙할 탐사선을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 유인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동참해 달 우주정거장인 루나게이트웨이에 설치될 에어록(Airlock)을 제공하기로 하고 자국의 우주인을 보낼 계획을 수립, 나사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들의 근간에는 사람이 달에 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우주항공청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약을 맺고 지속가능하며 글로벌 우주탐사 트렌드에 부합하는 달 표면탐사 능력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달 착륙선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2032년까지 230여개 달 착륙 임무가 예정돼 있을 정도로 '문 러시(Moon Rush)'를 맞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왜 달 착륙을 하려 하는가'에 대해 국민의 공감을 불러올 만한 정부의 스토리텔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주광혁 연세대 인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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