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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장수 IP, 열 게임 안 부럽다"...'복고'에 빠진 게임사들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3 14:35

수정 2024.12.03 14:35

테일즈런너RPG 이미지. 블로믹스 제공.
테일즈런너RPG 이미지. 블로믹스 제공.
메이플스토리 월드 캡처. /사진=연합뉴스
메이플스토리 월드 캡처.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게임업계의 기존의 지식재산권(IP)를 복원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작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IP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수 IP를 통해 과거의 이용자들을 불러 모아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다만 '되살리기' 남용은 기존 IP의 명성도 망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테일즈런너RPG, 바람의 나라 클래식 등 쏟아져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는 물론 신생 게임사까지 2000년대에 처음 출시된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들을 준비하거나 내놓고 있다. 먼저 2000년대 흥행했던 '테일즈런너'의 IP를 기반으로 한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테일즈런너RPG'는 지난달 27일 사전공개서비스 직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인기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신생 게임사 블로믹스와 개발사 라온엔터테인먼트 공동 서비스를 맡았는데, IP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사전예약 150만명을 달성했으며, 12월 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IP 복원·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게임사 중 하나로 넥슨이 꼽힌다. 넥슨의 최초 온라인 서비스 게임 '바람의나라'를 옛날 모습 그대로 복원한 '바람의나라 클래식'의 지난 11월 9일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접속자 수는 50만명을 달성했다. 바람의나라 클래식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서비스됐던 과거의 모습을 재현시킨 점이 특징이다. 현재는 콘텐츠도 미완성 상태이지만 과거의 향수를 기억하는 이용자들의 발걸음이 몰리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을 넓힌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함께 차세대 횡스크롤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도 개발하는 등 기존 IP 확장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밖에 엔씨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저니 오브 모나크'를 오는 5일 선보이며, 넷마블도 10년 전 흥행 게임인 세븐나이츠 IP를 되살린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내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수 IP는 '양날의 칼'
게임사들의 이러한 전략은 불황을 맞은 게임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으로 보인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개발한 신작 IP의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장수 IP는 두꺼운 코어팬층이 존재한다"며 "기존 IP를 복원하거나 확장한 작품은 일정 수준의 홍보와 마케팅 효과가 보장된 터라 신규 IP에 비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복고 현상'이 지나치게 반복되면 신선함을 느꼈던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제대로 된 IP를 복원·확장에 성공하면 최소 10년은 꾸준히 성장시킬 책임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면서도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기존 IP 명성에 금이 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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