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금감원, 이수페타시스 5500억 유증 막았다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20:28

수정 2024.12.02 20:28

제이오 인수 목적...무산 가능성 높아져
3개월 내 정정신고서 제출해야
이수페타시스 CI. 뉴시스 제공.
이수페타시스 CI.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이수페타시스의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막고 나섰다. 대뜸 제이오 인수를 목적으로 발표해 주주들 원성을 샀는데, 이번 금감원 제동으로 인수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2일 이수페타시스가 앞서 지난달 18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요사항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금감원 요구에 따라 이수페타시스 증권신고서는 수리되지 않고, 효력이 멈춘다.
앞으로 3개월 이내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신고서는 철회한 것으로 간주된다.

앞서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는 55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이 중 2998억원을 이차전지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전문 제조기업 제이오의 주식과 전환사채(CB) 인수에 쓴다고 발표했다.

유상증자로 신규 발행하는 주식 수는 기존 발행 주식 수의 약 31.8%에 달한다. 앞서 인수 소식이 퍼지면서 11월 한달 동안에만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3만5000원에서 2만2300원으로 36% 이상 빠졌다.

증권가에서도 무리한 조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이수페타시스 투자유인은 미중 분쟁 반사수혜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장비플랫폼 변화 방향성에서 MLB 기판의 수혜 강도”라며 “신소재(CNT) 기업 인수 투자 결정은 무리한 사업 확장 결정”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주주들 동의를 못 얻은 무리한 자본조달로 멀티플(배수)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향후 이수홀딩스와 대주주가 100%로 증자에 참여할지 여부가 주목되는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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