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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일자리 못찾아"… ‘그냥 쉰’ 청년 25% 늘었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2 18:19

수정 2024.12.02 18:19

눈높이 맞는 양질 일자리 부족
한은 "니트족 확대 우려" 경고
노동시장 유입 위한 정책 필요
올해 3·4분기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쉰' 청년층(25~34세)이 42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4% 급증했다. 이 가운데 취업을 경험한 뒤 더 이상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경우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쉬었음'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청년 니트족(학업·일·구직을 하지 않는 무직자)이 될 수 있어 청년층에 대한 노동시장 유입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1620만명 가운데 특별한 사유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쉬었음' 비중은 14.5%를 차지했다.

특히 올 들어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청년층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4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4분기 42만2000명으로 25.4% 늘었다.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자발적 쉬었음'과 비자발적으로 쉬게 된 '비자발적 쉬었음'의 기여율은 각각 28.2%, 71.8%였다. 특히 취업을 경험한 이후 더 이상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 증가에는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은 핵심 연령층(35∼59세)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층 고용의 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는 비중은 핵심 연령층(20.1%)보다 청년층(32.4%)이 더 높았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이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해 구직활동을 재개한다면 바람직하지만 이 과정에서 청년 실업률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며 "향후 청년 실업자와 '쉬었음' 인구 사이의 노동이동 추이를 주시하는 한편 청년층 고용둔화가 전체 노동시장 둔화로 이어질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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