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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불황에 CEO 교체·감축
현장 경영으로 사업 효율화 꾀해
비핵심 자산 매각·급여 반납으로
"내년도 안좋다" 체질개선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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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심 자산 매각·급여 반납으로
"내년도 안좋다" 체질개선 본격화
■기술전문가 중심 임원 발탁
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석화업계는 전문지식에 해박한 연구 및 생산 분야 엔지니어 출신 위주로 임원진을 교체하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양상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화학군 총괄대표로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를 승진 발령했다. 기초소재 사업 비중은 줄이는 대신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첨단소재에 집중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1991년 삼성종합화학에 입사한 후 제일모직 케미칼 연구소장, 여수사업장장, 삼성SDI PC사업부장을 거친 화학과 소재 분야의 전문가다. 그외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신임 부사장도 기술전략본부장, 기초소재 종합기술원장을 역임한 엔지니어 인재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이 연임했지만 주요 승진 인사를 살펴보면 개발 및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 김동춘 신임 부사장은 공업화학을 전공한 후 전자소재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내년 첨단소재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됐다. 김노마 기반기술연구소장, 박기순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생산센터장도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합성고무, 아크릴, 고흡수성수지(SAP)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연구개발을 이끌어왔고, 박 전무는 석유화학 대산공장 생산그룹장 및 엔지니어링소재 생산센터장을 역임한 생산·공정 전문가다.
한화그룹도 공장 경험이 있는 인사를 부각시켰다. 올해 승진한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이사는 한국큐셀 공장에서 모듈을 담당했으며, 김명헌 신임 여천NCC 공동대표이사 또한 한화토탈에너지스 공장장 출신으로 역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SK지오센트릭 최안섭 신임 사장도 연구개발(R&D) 연구원 출신으로 SK지오센트릭 최적운영실장 등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자산매각·급여 반납 등 긴축 본격화
이처럼 기술직 위주로 인사 교체가 이뤄지는 것은 현실성 있는 비용 절감 해결책을 마련하라는 독려로 풀이된다. 석화업계는 자본 지출 여력이 넉넉지 않아 대규모 신규 투자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사업 현장을 관리하는 부서를 거치며 설계·생산 경험을 두루 보유한 인물 비중을 높혀 길어지는 보릿고개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도 시장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공급과잉에 따른 시황악화,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비용 상승 등이 맞물렸다. 실제 올 들어 석화업계는 투자 재검토, 비핵심 자산매각 등 긴축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부터 비상 경영에 돌입해 지난달부터 임원들의 급여 10∼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 LUSR를 청산했다. LG화학은 지난 4월 근속 5년 이상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 대상 특별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고, 스티렌모노머(SM) 생산도 중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들어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와 설립한 합작공장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전략이 아니라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를 등용해 다방면의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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