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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조선 경영권 유암코 품에[fn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07:29

수정 2024.12.04 07:29

2025년 7월부터 도래하는 풋옵션 대응 KHI와 협의통해 12월 20일 임시주총
케이조선 제공.
케이조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케이조선(옛 STX조선) 경영권이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품에 안긴다. 유암코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이 2025년 7월 27일부터 행사가 가능한 만큼 풋옵션 대응 차원이다. 매출 성장에 따른 운전자금의 원활한 조달이 필요한 것도 한몫한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광호 전 모나리자 회장이 설립한 투자사 KHI(Korean Heroes Incorporation)는 유암코와 협의를 통해 케이조선의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공동투자로 인수했지만 경영권은 그동안 KHI가 행사해왔다.
이미 주주명부를 폐쇄, 오는 12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유암코는 이사진을 파견한다.

KHI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조선의 사모사채, 전환사채(CB), 보통주는 2025년 7월 27일부터 2026년 7월 26일까지 유암코의 특수목적법인(SPC) 케이선샤인홀딩스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사모사채, 전환사채의 경우 기업공개의무를 위반한 경우 연 10.0% 규모 조기상환수익율, 재무적투자자(FI)의 동반매도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약이 걸려있다. 보통주는 연 13.0%의 조기상환수익율이 특약으로 있다.

반대로 KHI는 케이조선의 사모사채에 대해 2024년 1월 27일부터 2026년 7월 25일까지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전환사채는 유암코가 사모사채를 보유하지 않게 된 날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케이조선 보통주는 2024년 1월 27일부터 2026년 1월 26일까지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상황였다.

KHI는 케이조선 경영권을 유암코에 넘기지만 기존 지분율은 유지된다. 케이조선은 KHI와 유암코가 공동으로 49.75%를 보유하고 있다. CB 등을 모두 전환하면 유암코 약 55.6%, KHI 약 44.4%다.

2021년 인수 당시 유암코는 2000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했고, KHI는 5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총 2500억원에 인수다. 사모사채 1000억원, 전환사채 500억원, 보통주 1000억원(유암코, KHI 각각 500억원) 규모다. 당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프로젝트 계정을 통해 430억원을 투자키도 했다.

외부투자유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청산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진행했던 투자다. 주력산업 구조개편 및 중견조선 구조조정목적였다.

투자 후 3년 간 케이조선의 연매출은 2000억 수준에서 1조원 가까이 성장했다. 초기 저가수주 선박 인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및 인력 부족에 따라 2023년에는 영업손실 59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공정 안정화 및 인상된 선가의 신규선박의 제작에 따른 인도가 본격화된 상황이다. 2024년 흑자전환이 기대되며, 2025년에도 매출 및 이익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앞서 STX조선은 모기업의 어려움과 조선업 불황이 겹치면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상화를 이뤄내지 못했고 2016년 6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채권단의 출자전환, 상환 유예 등으로 자금난을 해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조선업 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2018년 5월에는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제로 한 조건부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했다.

비영업자산 매각, STX프랑스 일부 지분 등 비핵심자산 매각, 인력감축, 무급 휴직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버티다가 KHI 컨소시엄에 매각된 바 있다.

KHI의 김 회장은 두산상사 등 두산그룹에서 해외 지사장 등을 역임하다 퇴사 후 윌트론을 세워 투자업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모나리자, 2005년 쌍용C&B(옛 쌍용제지) 및 엘칸토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특히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상태였던 모나리자는 80억원에 인수해 2013년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PE)에 913억원에 매각, 큰 관심을 끌었다.

2022년에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운용중인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SG PE와 컨소시엄을 통해 대한조선을 인수했다. KHI는 700억원을 투자했었다. 딜(거래) 규모는 2000억원였다.

한투PE, SG PE는 보유했던 대한조선 전환사채(보통주 전환시 지분율 65%)를 안다H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약 1600억원에 거래다.

대한조선은 KB증권, NH투자증권과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 계약을 맺고 2025년 하반기 대한조선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공동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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