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10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시청 시민홀서 '광주에서 온 편지' 주제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에서 오는 10일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국내 첫 노벨문학상 수상에 맞춰 시민 축하 행사가 열린다.
광주광역시는 스웨덴에서 진행되는 노벨상 시상식 일정에 맞춰 오는 10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시청 시민홀에서 '광주에서 온 편지'를 주제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시민 축하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내 대표 문학평론가인 신형철 서울대 교수의 강연을 시작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단체들의 축하 행사, 작가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해석한 '한강의 시간', 광주시민 모두 한 마음으로 작가에게 축하를 전하는 '광주에서 온 편지' 등 다채롭게 구성된다.
특히 시민 500여명이 마음을 모으는 편지쓰기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소년이 온다'의 '동호'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먼저, 10일 오후 8시 신형철 교수의 강연이 펼쳐진다. 신 교수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가 "한강을 뛰어넘는 한강의 소설"이라고 평했던 인물이다. '소년이 온다' 출판 당시 "추천사란 거짓은 아닐지라도 대개 과장이 아니냐고 의심할 사람들에게,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둘 다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것"이라는 그의 열정적인 추천사는 왜 '소년이 온다'를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5월 광주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했다.
이번 강연에선 그동안 지면과 매체에서 단편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신 교수의 한강 작가를 향한, 그리고 그날의 광주에 대한 열정적 헌사를 섬세하고 단정한 그만의 세련된 언어로 들어볼 수 있다.
■시민과 문학인, 예비 작가 하나되는 축하의 장
오후 10시부터는 광주시민과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단체, 작가 등단을 준비하는 문예창작과 학생 등 평소 한강 작가의 작품과 문학을 즐기는 광주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돼 축하의 장을 펼친다.
1부 행사에서는 삶의 의미를 탐구한 선배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자신의 영감이었고,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의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는 한강 작가의 수상 직후 인터뷰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후배, 동료 작가들이 함께 시낭송과 시극을 통해 문학인의 밤을 수놓는다.
이어지는 2부 행사에서는 음악과 미술, 극예술 등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탄생한 '한강의 시간'을 만나볼 수 있다. 지역 출신 재즈사운드 뮤직그룹 '솔뮤직컴퍼니'가 재즈 드라마 형식으로 구성한 한강 작가의 자작곡 공연을, 주홍 작가가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를 특유의 미술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샌드아트를 각각 선보인다.
극단 '신명'의 모노드라마는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 어머니의 담담한 독백을 통해 아들의 죽음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계속되는 어머니의 고통을 전한다.
■광주시민들, 한강 작가에 축하 편지
11일 자정에는 한강 작가에게 보내는 광주시민들의 아주 특별한 편지쓰기가 노벨상 시상식과 함께 시작된다.
참여 방법은 행사 전 온라인을 통해 사전 참가 신청을 하고, 현장에서 손글씨로 편지를 작성하면 된다. 현장 참여도 가능하며 시민들의 편지는 한 권의 책으로 엮어 한강 작가에게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 특별한 편지쓰기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화려한 잔치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던 만큼 화려한 행사 대신 5·18민주화운동과 광주를 세계에 알린 한강 작가에 대한 고마움 등 광주시민의 진심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행사 마지막에는 인공지능(AI) 홀로그램으로 복원된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인 '문재학 열사'를 만나 볼 수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등장할 예정인 'AI 동호'는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고 가기를 바란다"라는 한강 작가의 간절함에 응답하듯 등장해 감동을 선사한다. '동호'를 기억해 준 작가와 그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기억해야 할 우리의 책무를 되새긴다.
은하수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광경을 연출해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크리스마스스윙 시즌2'도 선보인다. 광주시는 '노벨상의 도시' 광주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포토존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연말연시 또 하나의 즐길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행정동 앞 높이 12m, 길이 49m 크기의 아치형 구조물인 '빛고을 무지개'에 1200여개의 조명을 달아 불빛을 밝힌다. 포토존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작품 표지를 형상화한 조형물을 비롯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전 대통령, 한강 작가, KIA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 광주FC 이정효 감독 등 광주시민들에게 힘이 되고 기쁨을 준 인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날 행사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기쁨을 나누고 즐기는 축제인 만큼 음식물 반입도 가능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지금까지도 우리의 가슴을 떨리게 한다. 광주는 한강 작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됐고 이는 광주의 힘이다"면서 "5·18과 광주를 세계에 알린 한강 작가에 고마움을 전하고 기쁨을 나누기 위한 작은 자리를 준비한 만큼 시상식이 열리는 날 함께 마음을 나눠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립도서관은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이날 오후 2시부터 무등도서관 대회의실에서 낭독회, 성악 듀엣 공연, 강연, 시민 필사 전시 등의 행사를 펼친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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