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측 이사진 선임 두고 대결
이사회 독립성 강화·밸류업 안건도 추가 예정
최윤범 회장 측, 국민연금 설득 사활
이사회 독립성 강화·밸류업 안건도 추가 예정
최윤범 회장 측, 국민연금 설득 사활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최윤범 회장 측이 임시 주총 개최를 확정한 것은 임시 주총 의장직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자인 영풍 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제기하면서, 임시 주총 의장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선임한다고 밝힌 상태에서 고려아연이 임시주총 개최를 수용하면 최 회장 측이 주총 의장을 정할 수 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영풍·MBK 연합은 14명의 이사진 신규 선임 안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14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최윤범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는 13명으로 이 중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다만 영풍 측이 추천한 14명의 이사 모두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사회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 결의 사항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회 이사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지만, 현재 이사회 이사 수를 넘어서는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하는 것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최 회장 측이 이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과 투자자 및 주주 소통 강화 방안, 소액주주 의사 반영 및 기업 밸류업 방안 등도 추가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속히 별도의 이사회를 추가로 개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과 회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특히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임시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외 투자자·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외국인 사외이사와 기업설명(IR) 전담 사외이사 임명 등도 안건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소액주주 권리 강화를 위한 소수주주 동의제도(MoM) 제도를 정관에 도입하는 안과 분기 배당과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 결정을 통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짓기 위한 주주확정 기준일(주주명부 폐쇄일)은 이달 20일로 확정했다.
이에 주주명부 폐쇄 전까지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지분율 싸움에선 영풍 측이 6%p 앞서는 상황이다. 영풍 측은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11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1.36%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종전 38.47%에서 39.83%로 확대했다.
반면 우호 세력을 포함하더라도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9% 정도라는 추산이다. 한국투자증권(지분율 0.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지분율 0.7%) 등 우호 세력의 고려아연 지분 매각으로 영풍 측 지분율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시 주총 표 대결을 위해 최 회장은 지분율 7.48%(9월 말 기준)의 국민연금 지지를 끌어내는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식 상당수를 매각했지만 현재 고려아연 지분 4~5% 정도를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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