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두산에너빌 "성장 가속"… 주주들에 분할합병 지지 호소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3 18:30

수정 2024.12.03 18:30

12일 주총 앞두고 주주 서한
"ISS 반대의견 중대한 오류
가스터빈·SMR 투자금 필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에너빌리티가 오는 12일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결정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 중 유일하게 '반대' 권고 의견을 낸 ISS의 분석에 대해서는 '오류'라며 정면 반박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3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ISS 리포트의 중대 오류에 대한 반박 서한'이라는 제목의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두산밥캣의 분할합병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것에 대해 "충실한 조사와 검토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작성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정면 반박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신설법인으로 인적분할해,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현재 글래스 루이스,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 등 3곳이 찬성 권고 의견을, ISS 1곳이 반대 권고 의견을 냈다.

박 대표는 "ISS 리포트에서 크고 작은 10개 이상의 사실 오류를 발견했는데, 많은 내용과 가정들이 기본적인 팩트에 맞지 않는다"며 "ISS의 분석에는 중대한 오류 또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주장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ISS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충돌이 있는 거래'로 언급한 것을 두고 "이번 딜은 대주주 지배력 강화 또는 이익을 위한 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가 되는 것일 뿐 보유 지분율은 46%로 동일하며,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의결권은 기존 68%에서 57%로 희석된다는 이유다.

그는 "가령 두산밥캣이 주당 1600원을 배당하면 두산로보틱스는 약 740억원을 받게 되는데, 여기서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이관된 차입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약 400억원을 제외한 약 340억원을 전부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두산에게는 약 190억원이 배당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두산이 이번 구조개편으로 취득하게 된 큐벡스 인수대금(3700억원)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당으로 ㈜두산이 가져가게 되는 이익은 없다"고 설명했다.

ISS가 2021년 말 매각이 완료된 두산건설을 여전히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분야로 오인하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이사회 의장을 서로 바꿔 언급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 대해서조차 오류가 있는 것은 리포트가 ISS의 분석 절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주주 서한을 통해 두산그룹 사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중동 등 해외 복합발전 프로젝트 급증, 데이터센터용 소형모듈원자로(SMR)·가스터빈 발주 확대, 원전 수요 증가 등을 거론하며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사업인 가스터빈과 SMR 투자를 위해 최소 5000억∼6000억원이 필요함을 다시 재차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적기에 신속한 투자가 진행됐을 때 비로소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을 가속할 수 있다"며 "두산 사업재편안이 향후 주주 이익을 위한 기업 성장을 위한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사업구조 개편에서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분 매각은 임직원들의 동요만으로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긴박한 상황이 아니면 함부로 선택할 수 없다"며 "매각 시기와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고, 승인이 거절될 리스크도 있다"고 설명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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