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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와 유산 기부로 따뜻한 사랑 나누실래요?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4:24

수정 2024.12.04 14:24

'리멤버 굿네이버스' 추모기부 캠페인. 굿네이버스 제공
'리멤버 굿네이버스' 추모기부 캠페인. 굿네이버스 제공

지난 9월 유산기부로 완공된 아프리카 모잠비크 모자보건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지난 9월 유산기부로 완공된 아프리카 모잠비크 모자보건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굿네이버스 레거시클럽 예우공간. 굿네이버스 제공
굿네이버스 레거시클럽 예우공간. 굿네이버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 지난 2019년 12월, A씨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유산 기부에 나섰다. A씨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꿈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당시 본인이 거주하던 오피스텔을 사후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A씨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해외 아동들이 밝은 내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유산 기부를 오래전부터 고민하던 중 동생이 오랫동안 후원한 굿네이버스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 작고 후 그의 유산은 모잠비크의 6000여명 이상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모자보건센터 건립과 해외 보건 사업을 위해 사용됐다.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 운영..유산 기부 활성화 '앞장'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가 유산 기부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산 기부는 기부자 사후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굿네이버스 등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뜻한다.

기부자는 자신의 유산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며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기부자 본인은 물론 그들의 후손과 사회에 좋은 변화를 만들고 있다.

이 같은 취지에 맞춰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굿네이버스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은 유산 기부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부자들의 뜻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52명의 회원이 등재됐다.

굿네이버스는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을 통해 기부자별 욕구에 맞춰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약정서 및 유언장 작성부터 유언 집행, 사업 수행 결과 보고 등 유산 기부 절차를 세부적으로 안내해준다.

또 투명하고 전문적인 유산 기부 집행·관리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 법무법인 신우, 하나은행 등과 협력을 통해 기부자 대상 법률 및 세무 상담을 제공한다.

유산 기부에 대한 법률적 이해와 세무적 고려는 기부자에게 중요한 부분이며, 이를 통해 기부가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중 굿네이버스 대외협력실장은 "더네이버스레거시클럽은 유산을 기부 희망자 요구에 따라 맞춤형 컨설팅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며 "금융권·법무법인 등이 상속·증여와 연계해 기부 계획을 지원하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유산 기부는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신탁 등 다양한 방법, 유산 기부 가능

굿네이버스는 유산 기부자가 다양한 방식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산 기부는 현금 기부 외에도 보험이나 신탁을 통한 기부도 가능하다.

보험을 통한 유산 기부는 기부자가 보험료의 수익자를 굿네이버스와 같은 공익단체로 지정하거나 기존에 가입된 보험의 수익자를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부자가 매달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사후에 보험금이 기부단체로 전달되도록 해 기부자에게도 경제적 부담 없이 기부가 이뤄질 수 있다.

신탁의 경우 기부자가 금융 회사와 자산신탁계약을 맺고 자산관리를 위탁하면서 사후 자산의 전부나 일부를 받게 될 수익자를 공익단체로 지정하게 된다. 민법에 따른 유언(유언장 작성·공증 등) 절차를 밟지 않고도 기부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유산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유산 기부, 韓 아직 '요원'

과거 유산 기부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일반 시민들까지 기부에 참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유산 기부는 단순히 대규모 재정적 기부가 아닌, 개인의 소중한 뜻을 실현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1인 가구와 비혼 가구의 증가로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유산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유산 기부를 실천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임현빈 굿네이버스 특별후원팀장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유산 기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미혼인 40~50대 사이에서 유산 기부 문의가 늘어났고, 기부 연령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선진국들과 비교할 경우 한국의 유산 기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총 기부금이 5571억6000만 달러(747조3000억원)였고, 이 중 유산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인 426억8000만 달러(57조2000억원)에 달했다.

영국도 지난 1993년 유산 기부 규모가 9억 파운드(1조5300억원)였으나 30년이 지난해는 40억 파운드(6조8000억원)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유산 기부액은 지난 2022년 기준 2163억원으로 전체 기부금의 1.4%에 불과한 실정이다.

"고인의 아름다운 뜻, '추모 기부'로 실천"

직장인 곽 모씨는 지난 2020년 3월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해 첫 번째 기부를 실천했다. 곽씨는 어머니가 항상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기억을 되새기며, 어머니의 뜻을 기리는 방법으로 기부를 선택한 것이다.

그는 굿네이버스가 진행한 코로나 긴급구호 물품 배분 현장에 다녀온 뒤 어머니의 생전 뜻을 이어가고자 여러 단체 중에서도 굿네이버스에 기부를 결심했다.

지난 4월 곽씨는 소천한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두 번째 기부를 진행했다.

그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기부를 통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기부 취지를 밝혔다.

유강숙 회원(62)은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달라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지난해 추모 기부를 실천했다. 유씨의 후원으로 낙후된 사회기반 시설, 식수시설 부족 등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잠비아 루푼사 지역에 식수펌프가 설치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운 익명의 후원자, 어머니 작고 후 보험금 일부를 모로코 지진 피해 지역을 위해 후원한 대학생 등 이들은 유산을 의미 있게 사용해 고인을 기억하고자 나눔을 실천했다.

유산 기부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추모 기부는 고인을 기억하며 그 뜻을 기리는 특별한 방식이다. 고인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기부는 고인의 삶과 뜻을 기억하는 후손들의 노력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리멤버, 굿네이버스' 캠페인, 후원자 나눔 '최선'

굿네이버스는 지난 9월 유산 기부의 날을 맞아 '리멤버, 굿네이버스(Remember, Good Neighbors)'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는 국내 유산 기부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매년 9월 13일을 '유산 기부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리멤버, 굿네이버스'는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며 고인의 이름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추모기부 캠페인으로, 조의금, 유산의 일부 등 소액으로도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캠페인 후원금은 굿네이버스 전 세계 사업국을 통해 소외된 아동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추모 기부 참여자는 고인의 사진이 담긴 아크릴 액자를 리워드로 받을 수 있으며, 일정 금액 이상 기부한 후원자는 사업 결과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1000만원 이상의 기부를 원하는 경우 고인의 사진과 추모 메시지로 구성된 개별 추억 페이지를 제공하며, 기부자는 고인의 뜻이 어떻게 사회에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김중곤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유산 기부는 고인의 뜻을 기억하며, 다음 세대인 아이들을 돕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도 굿네이버스는 후원자들의 나눔이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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