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면의 밤' 보낸 수출기업…韓기업 대외 신인도 타격 불가피

박신영 기자,

최종근 기자,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5:41

수정 2024.12.04 15:41

양안리스크 반사이익은 커녕 '코리아 리스크' 부각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도 국내 정치 상황에 '촉각'
[파이낸셜뉴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컨네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컨네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일 밤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 기업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수출 기업들의 경우 해외 거래처에서 계약에 문제가 없느냐는 문의가 빗발치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 TSMC의 '양안 리스크'를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는데 '코리아 리스크'가 더 치명적이었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로 인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여 대외 신인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4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밤 사이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해외 거래처에서 계약에 문제가 없으냐는 문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실제 주요 수출기업에는 비상계엄 등 한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정보 파악과 더불어 거래 차질 여부 등을 따져묻는 문의가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탄핵 정국 강도와 기간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이 요동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고위 임원 회의를 개최하는 등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기업활동(IR)부서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들과의 소통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SK그룹도 이날 오전 최창원 SUPEX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주관으로 주요 경영진 참석하는 대책 회의를 소집하고, 시장 및 그룹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했다.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에 관한 대응책이 주요 의제다.

국내 법인을 두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계 기업들도 추후 정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생산시설을 정상가동하고 있으나, 한국 내 정국 변화가 미칠 경제 영향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장을 정상 가동했지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상황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법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한국 법인인 한국GM을 필두로, 프랑스 르노그룹 산하 르노코리아 등은 국내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 정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본사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GM은 올해 1~10월 국내에서 총 39만3266대를 생산, 이 가운데 37만5313대를 수출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는 7만9925대를 한국에서 생산해 5만1675대를 수출했다.

일본의 대표 기업 도요타 등에서도 국내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대표 자동차 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는 한국법인 직원에게 이날 아침 재택근무 권고 조치를 내렸다.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독일 본사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A사 관계자는 "정국변화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B사 관계자는 "외국인 임원들이 크게 놀라 한 밤 중 긴급히 상황을 설명을 하는 등 긴박했다"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이 부분도 유심하게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C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최종근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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