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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될까... 한 달간 4조판 외인, 계엄 충격에 매도공세 '재개'

최두선 기자,

김찬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6:53

수정 2024.12.04 16:53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비상계엄 쇼크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증시 이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달간 4조원이상 내다판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시장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코리아디스카운트 심화로 거세질 수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08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도액은 4조238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1244억원), 기관(3조574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최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신규 수주 증가 등으로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멈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외국인은 전일 장 마감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56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8월 16일(1조2000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이 때문에 외국인의 본격적인 귀환이 기대되고 있었다.

비상계엄 등 국내 정치적 이슈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다시 뒤흔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철회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미국 증시에서 한국 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Korea ETF(EWY)' 등의 가격은 전일 장 대비 급락하는 등 경계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박석중 연구원은 "하룻밤 사이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나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이탈 압력은 잔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비상계엄 직후 환율 및 한국 증시 추종 해외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증시의 추세적 정상화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의 신속한 진화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권 광우병 사태, 2016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2015년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정국 등의 사례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의 추세적 정상화 과정은 국정 혼란의 조기 진정 및 해소와 긴급 금융시장 유동성 지원책 및 추가 경기부양책 제시를 통해 구체화됐다"며 "대내외 경기 환경,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에 이번 계엄령 사태까지 더해져 시장의 상방 저항이 강화됐다.
내부 정치 변수에 의존적인 지수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웅찬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 확대와 한 단계의 레벨 다운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수습되는가에 달려있다.
어떤 방향이든 빠르게 계엄령이 해제된 것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신속히 수습될지가 외국인 행보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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