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현직 판·검사·변호사도 尹 비상계엄 시국 비판 시작

배한글 기자,

정원일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6:36

수정 2024.12.04 16:36

김태훈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와 재경지법 박모 판사, 대한변협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4 /사진=뉴시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4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초래한 비상계엄 시국에 대해 법조계에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태훈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는 4일 오전 '계엄사령관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명백한 위헌, 불법 아닌가요'라는 글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올렸다. 그는 반부패 사건을 지휘했었다.

김 검사는 "계엄사령부 포고령과 그에 기한 병력 전개와 사령부의 조치들은 내란죄 여부를 논하기 전에 검찰에 직접수사 권한이 부여되도록 개정된 대통령령에 따른 직접수사 범위 범죄인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사령관의 계엄사령부 포고령 발령 행위가 위헌, 위법이 명백하다면 대통령을 제외하고도 그 준비와 실행에 관한 즉각적인 수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면 고소 고발이 접수되기를 기다려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중대 불법이어야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발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었다.

김 검사는 "헌법(제77조)의 요건에 맞지 않는 생뚱맞은 것이라는 건 저 말고도 대부분 법률가의 직감이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명백한 위헌, 불법 아닌가요"라며 "아직도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초현실인지 여전히 어리둥절하다"고 썼다.

현직 판사도 목소리를 냈다. 재경지법의 박모 판사는 이날 법원내부망(코트넷)에 올린 글을 통해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쿠데타 시도"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이유를 붙이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누구도 국가로부터 불법 구금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저버리며, 헌법을 통해 국민 모두가 합의한 민주적 기본질서를 짓밟은 폭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판사는 비상계엄 선포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로 법원을 짓밟으려 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어떤 경우에도 법원은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고, 국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며, 어떤 형태의 헌정질서 파괴 시도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법원 안팎에 보여주셔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위헌행위”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의당 등 진보 3당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장관,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내란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정원일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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