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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도 자금조달 환경 더 나빠졌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8:34

수정 2024.12.17 15:02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침체 불안감에 채권 투심 위축
두 차례의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가 연 3.0%까지 떨어졌지만 회사채 조달 상황은 외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채권평가사 키스자산평가(Kis넷)에 따르면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 금리-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3일 기준 0.603%p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18일 0.568%p였던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이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종전보다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월 18일 기준 연 2.915%대 수준(키스채권평가)였으나 이달 3일 연 2.585%대까지 0.33%p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회사채 3년물(AA-등급) 금리는 연 3.483%에서 연 3.188%로 0.295%p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즉 국고채 가격의 상승폭(0.33%p) 대비 회사채 가격의 상승폭(0.295%p)은 작았다. 크레딧물보다 안전자산격인 국고채 선호 심리가 더 컸음을 방증한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의 하락 속 크레딧(회사채)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성장률 하향 압박과 개별 기업 유동성 이슈가 섞이면서 국고채 금리 하락폭을 (회사채 금리가) 전부 따라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시장 전문가들은 또 롯데그룹 이슈도 회사채 및 여전채 시장에 제한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침체 국면 전환에 대한 불안감은 채권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이 내년 1%대 성장을 전망한 가운데, 한국 경제가 저성장·저물가의 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준금리 효과보다 경기 둔화 영향력이 컸던 10년전 기준금리 인하기에 주목했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2012~2013년 기준금리 인하기에 증권, 신용카드, 캐피탈은 수익성이 오히려 저하됐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보다 경기 둔화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며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질서 있는 부실정리가 진행 중이지만 연착륙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업황 침체로 건설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 수준은 7~8%대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투심이 얼어붙은 셈이다. 또 고금리 매력으로 투심을 자극했던 비우량채는 옥석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졌다.

신용등급 BBB+(등급전망 부정적)수준인 효성화학이 지난달 올해 세 번째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량 미매각이란 굴욕을 기록했다.
업황 부진,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협상 결렬, 신용등급 전망 강등 등 각종 악재가 겹쳤다.

반면 같은딜 BBB+ 수준이지만 등급전망이 '안정적'인 한화오션의 수요예측은 '대박'이 났다.
지난달 500억원 모집 목표로 한 수요예측에서 42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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