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계엄은 선 넘었다"...광화문 인근에 모인 1만명 촛불 든 시민들

김동규 기자,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4 19:18

수정 2024.12.04 19:37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불 좀 나눠주세요"
대학생 22살 임모씨는 옆에 있는 다른 집회 참여자에게 촛불의 불씨를 빌렸다. 임씨는 평소에 취업 준비 때문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이번 가을부터 휴학했지만, 이력서에 이력 1줄 넣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임씨는 "취업에 필수 스펙이라고 하는 영어점수, 컴퓨터 활용 능력 등을 준비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산다. 그런데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다"며 "대기업에서는 채용 공고 계획을 줄인다고 하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물건이 안 팔려 고생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을 나라 경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촛불 집회가 열렸다. 4년 만에 집회장에서 다시 등장한 촛불이었다. 집회 참석자들은 지난 3일 발생한 계엄령의 선포를 보고 "더이상 못참겠다"는 심정으로 자리에 일어섰다고 입 모아 말했다. 윤 대통령의 퇴진 이후 정국은 불투명하다. 하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최악을 막아야 한다는 심정이었다.

시민들은 이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부터 코리아나호텔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도로원표가 있는 작은 공원에도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 본지 기자가 만난 집회 참석자의 연령대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참석자들은 지난 3일의 계엄령 선포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였다. 집회에 참석한 이모씨(18)는 "수능도 끝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살짝 긴장감이 풀리던 찰나 어제 계엄령이 선포 뉴스 보면서 정신이 반짝 들었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걱정돼서 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과학실 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박모씨(49)는 "윤석열 정권이 지난 3일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을 보고 '제5공화국'이 떠올랐다"며 "이런 사람에게 나라를 맡기면 나라가 풍비박산 날 것 같아 오늘 집회에 참석했다.
사실 오늘 친구랑 술 약속이 있었는데, 술 대신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민주노총은 이번 집회는 이날 오후 7시 기준 1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범법자 윤석열은 대통령 행위를 중단하라. 죄인 윤석열은 대통령실 무단점거를 중단하라"며 "한국 사회는 여러분처럼 저항하고 맞서고 싸우고 투쟁했던 사람들 힘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서지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