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후 온라인상에선 웃지 못할 ‘밈(Meme)’이 쏟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는 이번 비상계엄을 44년 전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에 빗대는 밈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신군부 계엄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 속 주인공 전두광(배우 황민)의 얼굴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하고 ‘서울의 겨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밖에 “미국 트럼프 (당선)됐다고 낄낄대고 있었는데 내 나라에선 비상계엄이 선포됐어”, “앞으로 역사물의 개연성 따지는 사람이랑 겸상하지 않겠습니다” 등 자조 섞인 글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국회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했던 사진도 회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이 여·야 협치를 원한다니까 이런 식(계엄 선포)으로 보여주는 건가”, “우리가 잡히면…끝이야” 등 댓글이 달렸다.
해외에서도 이와 관련해 밈이 빠르게 생겨났다.
한 해외 엑스 이용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그룹 지도자 등이 윤 대통령에게 "합류하라(join us)"고 말하는 합성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들은 모두 최근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인물들이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선 ‘문자 그대로 1948년’이라는 제목의 풍자만화가 게시됐다. 해당 만화에선 한 여성이 1948년 11월이라고 적힌 달력 곁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며 “한국엔 계엄령이 선포됐고, 이스라엘은 아랍과 싸우며, 모두가 패배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각 국가가 정치적 격랑에 휩싸였던 1948년과 지금의 상황이 겹친 것 같은 현실을 빗댄 것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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