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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안 나게 직접 챙겨라”···금감원, 증권사 CEO에 내부통제 주문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5 08:00

수정 2024.12.05 08:31

금감원, 증권사 CEO 간담회
“수직·수평적 내부통제 작동 안 해”
단기 성과 중심 성과보수체계 고쳐야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 10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두산 등 관련 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 10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두산 등 관련 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아 금융사고를 방지할 내부통제 체계를 직접 마련하라고 공개 요구했다.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부서에서 1300억대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 사례 등을 언급하며 수직은 물론 수평적 견제조차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각 증권사별로 내부통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있는지 CEO 책임하에 정밀 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36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최근 증권사 임직원 사익추구 행위나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 등은 내부통제 부실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고 콕 집어 말했다.
함 부원장은 “상급자의 수직적 내부통제와 컴플라이언스(준법), 리스크, 감사 부서의 수평적 내부통제 모두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결과”라며 “불법행위가 전혀 통제·관리되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함 부원장은 단기실적을 과도하게 유인하는 현행 성과보수체계도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서 업무목적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수익과 리스크를 추구하도록 설계돼있는지 CEO 차원에서 재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끝으로 함 부원장은 기업공개(IPO) 등 주관 업무 과정에서 증권사 이익을 우선해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사실 부실기재 △상장 직후 대량 매도 △공개매수제도 악용 등을 그 유형으로 꼽으며 “이해상충 관리를 해태하거나 주관사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CEO 중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CEO Letter(가칭)’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요 현안을 시장과 소통하기 위해 활용한 ‘Staff Letter’를 벤치마킹한 조치로, 금감원이 주요 컴플라이언스 현안과 점검 결과 등을 직접 금융사 CEO에 보내는 구조다.


함 부원장은 지난 3일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두고 “국내 주식·외환시장이 큰 급락 없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각 CEO는 직접 유동성, 환율 등 리스크 요인별로 ‘종합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 만일의 상황에 대응해달라”고 요청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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