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동차 기업 '무덤'된 중국…GM, 中사업서 50억弗 손실 발생 [FN 모빌리티]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6 06:50

수정 2024.12.06 08:12

미국·유럽 완성차 중국서 사업 부진
중국 정부 지원 받는 현지 업체에 밀려
BYD 글로벌 순위 6위까지 뛰어올라
현대차도 중국 사업 재편 속도
중국 상하이 GM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국 상하이 GM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4일(현지시간) 합작투자한 중국 사업부문의 구조조정과 관련 자산 상각 처리로 총 5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의 회계상 비용이 발생했다.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현대자동차도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어려움도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서 BYD·지리에 밀린 美GM
6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중국 내 부진한 사업을 재구조화하면서 5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적자가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GM은 중국사업 구조조정으로 26억∼29억달러(3조7000억∼4조1000억원, 합작투자사 자산가치 상각으로 27억달러(3조80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GM과 중국 국유기업 상하이자동차(SAIC)는 50대 50 합작사인 SAIC-GM을 통해 지난 1997년부터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다. 한 때는 캐딜락과 뷰익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은 중국 업체들에 밀려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올해 초부터 9월까지 GM 합작기업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 가까이 감소했고, 2015년 15%를 웃돌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8.6%에서 올해는 6.8%까지 떨어졌다.

빈자리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BYD(비야디)와 지리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미우고 있다. 이들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중국 내수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포드는 올해 첫 9개월 동안 중국 사업 구조조정에 8억8100만달러를 지출했다. 폭스바겐의 중국 내 차량 판매는 올해 10% 이상 감소해 독일 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이는 중국 은행과 지방 정부가 중국 기업들에 저비용 대출, 토지 및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해 일부 중국 기업이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에도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국업체 중 상당수는 아시아, 유럽, 라틴 아메리카로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BYD는 올 3·4분기 미국 포드를 제치고 세계 판매 6위로 뛰어 오르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최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BYD는 올 6월부터 현지에서 차량 판매를 본격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5개월 만에 1만1024대를 팔아 전체 누적 판매 11위에 오를 정도로 두각을 나태내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2488대를 팔아 미쓰비시 후소를 제치고 6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현대차도 중국 공장 줄이고 고급차 재편
현대차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과거 큰 폭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해왔던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이 심화되면서 현지 공장 매각에 나서고 있다. 과거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3곳, 창저우 1곳, 충징 1곳 등 총 5개 공장을 보유했지만, 지난 2021년 베이징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1월 충칭공장도 3000억원에 매각을 완료했다. 아울러 창저우 공장도 매각 작업을 서두르고 있고 베이징 엔진공장도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공장을 2곳만 남기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남은 2개 공장은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모델 생산을 통한 신흥시장 수출 확대를 노린다. 여기에 차종 수는 축소하는 대신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급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위주로 라인업을 바꾸고 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초반에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생산능력은 연 165만대에 달했다. 2013년에는 연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시장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에 현지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되면서 작년에는 출하대수가 24만대까지 줄었다.

현대차가 중국 공장을 매각하면서 현지에 함께 진출했던 그룹 계열사들도 공장을 정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베이징법인을 매각했고, 현대모비스도 충칭법인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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