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조 달러 돌파..미국 가상자산 친화 정책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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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대가 열리면서 시가총액도 2조달러(약 2830조원)를 돌파했다. 전 세계 자산 중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친화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글로벌 시가총액 집계 플랫폼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디지털 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 시총이 은(1조7890억달러)을 뛰어넘었다. 비트코인 시총이 글로벌 시총 1~6위인 금·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파벳(구글)에 이어 7위에 오르면서다. 또 다른 빅테크 기업인 메타(페이스북)·테슬라·TSMC의 시총도 넘어선 상태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도미넌스(시장 점유율)’는 55.2%이다. 시총 2위 이더리움(12.72%)과 비교했을 때 4배가 넘는 규모다.
두나무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윤창배 연구원은 “2011년 이후 비트코인은 연 평균 99.47%로 성장했다”며 “주요 자산군보다 월등히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7만달러를 밑돌던 비트코인이 한달 간 52% 급등한 배경은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 영향이 컸다. 미국 당국이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데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비트코인을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하면서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대가 개막됐다. 지난 2002~2008년 당시 SEC 위원을 지낸 앳킨스는 위기관리 컨설팅 업체인 ‘파토막 글로벌 파트너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로 꼽힌다. 또 미국 백악관에 가상자산 정책 전담 부서가 생길 것이란 소식도 비트코인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내년 말까지 2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가격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크로스앵글 장경필 최고전략책임자(CSO, 쟁글 리서치센터장)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등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가상자산 규제 완화 모멘텀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 고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짚었다. 이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디지털 금을 언급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장 CSO는 “우려되는 부분은 내년 인플레이션이 다시 도래해 금리가 인상되고, 연준이 긴축 국면에 들어가게 되면 시장이 약세장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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