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회장 "바람이 바뀌면 돛 조정"
은행·보험 수장 남기고 쇄신 인사
부사장 건너 뛰고 사장 승진 등
세대교체형 리더도 대거 발탁
은행·보험 수장 남기고 쇄신 인사
부사장 건너 뛰고 사장 승진 등
세대교체형 리더도 대거 발탁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3개 계열사 가운데 9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고강도의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3년차를 맞아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를 위한 '혁신 바람'을 주문한 것이다. 본부장에서 부사장을 건너뛰고 사장으로 승진하는 세대교체형 인사를 통해 차세대 리더도 대거 발탁했다.
■정상혁 은행장·이영종 라이프사장 '연임'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어 신한은행장 후보로 정상혁 현 행장을 추천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특히 정 행장은 유일하게 재선임 임기로 2년을 받았다. 통상 연임 임기는 '2+1'로 1년만 부과하는 것이 관례다. 정 행장이 탁월한 경영성과와 함께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를 앞장서서 강화해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경위는 "견조한 자산 성장과 비이자 이익 증가, 글로벌 성장 등 우수한 경영 성과를 실현했고, 안정적 건전성 관리와 미래 성장을 위한 시도로 혁신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정 행장은 경영기획그룹 상무, 소비자보호센터장, 자금시장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거쳐 지난 2023년 2월 행장에 올랐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도 연임 추천됐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순이익 4724억원으로 업계 3위 교보생명(4891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실적 성장뿐만 아니라 생명보험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요양산업에 발빠르게 진출하는 등 미래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이 대표의 연임으로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톱2' 달성을 목표로 한 성장전략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과 신한은행 강서본부장을 거쳐 오렌지라이프 전무와 부사장직을 맡은 바 있다.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사장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이 사장은 리스크 관리와 조직 내부통제에 대한 신속한 수습과 조직 체질개선을 과제로 받았고, 강 사장은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도록 재선임됐다.
■세대교체 통한 미래 성장
신한카드 사장은 박창훈 본부장이, 파생상품 사고로 사임 의사를 밝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후임에는 이선훈 부사장이 각각 추천됐다.
특히 박창훈 후보는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사장으로 추천돼 세대교체형 인사로 평가된다. LG카드 출신의 '영업통으로, 페이먼트그룹과 신성장본부, 영업추진팀 등 디지털 관련 부서를 두루 거쳤다. 신한카드는 업계 1위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2위권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와 차별화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으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선훈 후보는 리테일분야와 전략기획을 담당한 바 있으며, 다른 증권사 대표이사를 지낸 뒤 복귀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내부 이해도와 외부 관점의 객관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파생상품 사고의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위원장도 맡고 있어 사고 수습 및 조직 쇄신에 적합한 인사로 꼽힌다.
신한캐피탈 신임 사장엔 전필환 신한은행 부행장이 추천됐다. 전 부행장은 디지털사업과 함께 영업 추진 전반을 아우르는 경력을 보유했다.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장을 역임하며 탁월한 경영관리 역량을 발휘했다.
제주은행 신임 행장엔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이 추천됐다. 이희수 사장은 은행계 저축은행 중 수익성, 건전성 1위를 달성하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지역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별화된 제주은행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과제로 꼽힌다.
신임 신한저축은행 사장으로는 채수웅 신한은행 본부장이 추천됐다. 차세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 신한퓨처AMP에 참여하고 있는 채 본부장은 리테일 영업 및 브랜드홍보분야 전문가로 경영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오르게 된다. 세대교체를 통해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하겠다는 진옥동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신한DS 신임 사장으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민복기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펀드파트너스와 신한리츠운용은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과 임현우 신한은행 본부장이 각각 새 사장으로 추천됐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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