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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퇴진 요구' 정치파업, 산업계로 확산… 현대차·한국GM노조 파업 돌입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5 18:58

수정 2024.12.05 18:58

금속노조 총파업 지침 받아
5·6일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
현대차, 4000여대 생산 손실
한국GM, 수출 생산물량 차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당초 현대차는 연말 특근 등을 통해 수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 노조도 확대간부가 파업을 선언했고, 수출 기여도가 높은 한국GM도 파업에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5일부터 이틀간 오전 근무조(1직)와 오후 근무조(2직)가 매일 각 2시간, 총 4시간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전 근무조 조합원들은 오후 3시 30분인 퇴근 시간보다 2시간 먼저 퇴근하거나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다.

오후 출근조는 출근 시간을 오후 3시 30분에서 5시 30분으로 미룬다. 조합원만 4만3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단일 노조인 현대차 노조의 이번 부분파업은 금속노조 투쟁 지침에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는 앞서 지난 4일 '불법 계엄 규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전체 조합원에게 5일과 6일 주야 2시간 이상 파업 돌입 지침을 내렸다. 현대차 노조는 같은 날 문용문 지부장 명의로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는 긴급 성명서를 냈다.

현대차는 이틀간 파업으로 4000여대의 생산차질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4시간 파업 시 현대차의 경우 2000여대 생산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향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아 노조까지 총파업에 가세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확대간부가 2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대상이 확대간부에 한정되면서 현대차와 달리 당장의 생산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번 파업의 경우에는 기아 노조도 총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번갈아가면서 파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산하 한국GM 노조도 이날부터 이틀간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와 동일하게 전반조와 후반조가 각각 2시간, 총 4시간 파업에 나선다. 한국GM은 올해 1~10월 국내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를 총 39만3266대를 생산, 이 가운데 37만5313대를 수출했다. 이 가운데 트랙스크로스오버는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되는데 올 들어 23만2986대가 선적돼 전체 차종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수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물량 생산에 박차를 가하려던 완성차 업계는 이번 노조의 파업 결정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합법 파업권을 얻기 위해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 조합원 과반 이상 찬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번 파업은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정치적 목적의 파업"이라고 지적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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