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온도 차이로 전기를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8 12:00

수정 2024.12.08 12:00

화학연구원, 구리·황으로 열전발전기 부품 제작
12개 박막 연결해 193㎷, 1.3㎽/㎠ 전기 만들어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이정오·이예리 박사팀이 고려대 전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온도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열전발전기를 구리와 황으로 만들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이정오·이예리 박사팀이 고려대 전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온도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열전발전기를 구리와 황으로 만들었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 조동휘·이정오·이예리 박사팀이 고려대 전석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온도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열전발전기를 구리와 황으로 만들었다. 이 열전 발전기는 40도의 온도차이에서 밀리와트(㎽) 수준의 전기를 생산해냈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독성 금속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고 저렴한 소재로 만들었다. 또한 기존 화학적 합성법에 비해 간단하게 정밀한 구조로 대량 생산하고, 배터리가 포한된 스마트 폰,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들어가 열폭주 예방을 위한 온도 센서로 동작할 수 있다.

8일 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인체에 무해하고 저렴한 구리 황화물에 주목했다.
구리 황화물로 얇은 막 12개를 직렬 연결한 열전 발전기는 40도의 온도 차이 상태에서 최대 193㎷의 출력 전압을 기록했다. 또 일정 시간 동안 생산되는 전력의 양, 즉 전력 밀도는 1.3㎽/㎠를 나타냈다. 연구진은 "이는 저전력 센서 구동을 위한 발전 시스템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열전 발전기 부품을 만들기 위해 우선 미세한 두께의 결정성 구리 호일을 황 용액에 담근 후, 구리 황화물이 결정화될 때까지 온도, 시간, 그리고 반응 농도를 제어해 구리 황화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조절했다. 이 제조 방식은 기존의 화학적 합성법으로 구리 황화물 나노입자를 만드는 방법보다 더 간단하고, 대면적 생산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만든 구리 황화물 박막 표면은 작은 구멍이 뚫린 미세 기둥들이 자라나 있는 형태다. 이는 마치 빼곡한 오리털처럼 열 이동을 잘 막아준다. 열이 일부 구역에만 맴돌며 찬 구역과 온도 차이가 오래 유지될수록 열-전기 변환 효율은 높아진다.

구리 황화물 박막은 구리 호일의 습식 식각 공정을 통해, 기판에 반도체를 옮겨 심듯이 유연 기판 등 다양한 기판에 잘라 붙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고온 발생 기계의 폐열 회수, 웨어러블 기기의 최첨단 에너지 수확 시스템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다양한 기판에 쉽게 옮길 수 있는 특징을 가진 박막을 장갑에 붙여 무선 온도 탐지 기능을 추가한 스마트 장갑도 만들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열전발전기에 쓰이는 재료를 재료·화학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인 '재료 정보(InfoMat)'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에서는 연구 성과를 인정해 2024년 11월 표지논문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