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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탈당하라" 욕먹은 김예지 "국민 위해 당연한 일 했다"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9 07:08

수정 2024.12.09 09:34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마친뒤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12.7/뉴스1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마친뒤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4.12.7/뉴스1

[파이낸셜뉴스] “청각장애인 분들은 수어 통역, 자막이 없어 계엄 선포조차 알 수 없었다. 참담함을 느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 불참으로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당론을 뿌리치고 투표에 참석해 화제가 된 김예지 의원이 BBC코리아와 인터뷰에서 당시 심경을 밝혔다.

“당론 어겨 무거운 마음…그러나 당연한 일을 한 것”

김 의원은 지난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투표를 마친 뒤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가운데 시작된 탄핵소추안 투표 당시, 퇴장하지 않고 의석을 지키고 있던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국회로 돌아온 인물이다.

“우리 당이 만들어서 세운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는 안건에 대해서 표결을 해야 된다는 무거운 마음이 하나 있었고, 당론을 어긴 것에 대한 두 번째 무거운 마음이 있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밝힌 김 의원은 퇴장 후 돌아오게 된 상황에 대해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주변 시민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당론을 따르지 않고 투표에 참여한 후폭풍은 거셌다. 김 의원은 “당원분들로부터 정말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이 많다”라며 “'이제 나가라', '사퇴해라' 등의 이야기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자신의 결정이 단순히 ‘당론을 어기겠다’는 뜻이 아니었으며, 국회의원으로서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표결할 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깜짝 놀랐다. 야당을 위해서 온 건 아닌데, 라는 의문이 들었다”라며 “내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분들을 대신해서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계엄령,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두렵고 절박했을지…“참담함 느껴”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 의원은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으로, 21대에 이어 22대 의회에서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장애인 문화·예술·체육 향유권을 위한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쳤으며 22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장애인 정책을 주로 다루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다른 의원들처럼 국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들어가지 못했다. 이 상황에 대해 김 의원은 다음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늘 배리어프리의 중요성을 외쳤던 내가 물리적 '배리어'를 느끼는 암담하고 절박한 순간이었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BBC코리아와 인터뷰에서도 계엄령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두렵고 절박한 상황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참담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각장애인 분들 같은 경우,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서 전혀 알 수가 없었다”라며 “정말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를 해야 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라고 무거운 심정을 전했다.


/사진=BBC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사진=BBC 코리아 유튜브 갈무리

또한 김 의원은 ”지금 이 상황으로는 우리 당이, 대통령이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말 도움이 되고 정말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께서 지지하지 않으시면 그 정책은 결코 정착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은 힘들더라도 우리 당을 좀 개혁해서 많은 시민들께 인정받고, 공감을 끌어내서 (시민과) 같이 만날 수 있는 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찬성했던 것 같다”라며 “제가 자격은 없지만 정부 여당에 의원 한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정말 국민만 바라보면서 일하겠다 약속을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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