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위에 여자 많이 나온다, 2030男들에 정보” 시위 독려한다는 교수의 발언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9 10:23

수정 2024.12.09 15:22

전남대 박구용 철학과 교수 발언 논란
비난 쏟아지자 사과.. 매불쇼 해당영상 삭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4.12.8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및 구속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관련 손팻말과 응원봉을 들고 있다. 2024.12.8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시위에 여자분들이 많이 나온다”는 말로 남성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해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한 박 교수는 앞서 집회 현장 주요 연령층이 20, 30대 여성이라 깜짝 놀랐다고 말한 뒤, 김용남 전 의원이 “곧 (대학교) 기말고사가 끝나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다음 주말에는 더 많이들 나올 것 같다”라는 말에 "그래서 20~30대 남성들에게 정보를 알려주려고 한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라고 대답했다.

이에 진행자 최욱이 “철학 교수님!”이라며 자제를 요구하는 듯 보였으나, 박 교수는 "얼마나 철학적이냐"며 웃었고 진행자도 “네, 철학적입니다”라고 대답하며 맺었다.
하지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 중심으로 해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유튜브 댓글 창에도 분노한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져 9일 오전 9시 기준 1만개를 넘어섰다.

“여성으로서 시위에 참가한 목적은 내가 이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이고 주인이기 때문”, “여성은 보급품이 아니다”, “내 딸이 왜 누군가에게 보상이 되고 유인책이 되어야 하나”, “시위하는 2030여성들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이런 말씀을 하시나. 모두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 사람들”이라며 분노하는 여성들의 댓글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부 남성들 역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자신을 30대 남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거 아니다. 2030대 남자를 뭘로 보는 거냐, 왜 2030 남자가 당신같이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나?”라며 “여자만 보면 그저 눈이 뒤집히는 짐승으로 보이나, 당신은 2030대 여자 보려고 거기 갔냐”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매불쇼 측은 해당 영상에서 논란이 된 박 교수의 발언 부분을 삭제했다. 박 교수는 유튜브에 “오늘 방송에서 제가 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2030 남성들이 집회 현장에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깨어있는 여성들을 쫓아서라도 시위 현장에 나타나길 바란다는 내용의 사르카즘을 던진 것이었는데 상처를 드렸다”라며 “물의 빚은 부분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주신 용기 있는 여성분들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라는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또한 박 교수는 9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탄핵 집회 2030 여성 참가자 증가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제 매불쇼에 나와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해서 제가 실수를 했다. 다른 방송이지만 사과를 드리려고 한다"라며 "사과를 확실히 해야 한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 사과드리고 재발방지를 약속드린다"라고 거듭 사과를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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