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권력 공백 초래..누가 정부 운영하는지 의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면서 권력 공백으로 인한 외교적·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외신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실패한 계엄령 시도가 여권에 권력 공백을 초래했고, 헌정 위기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사임하거나 탄핵되지 않는 한 대통령직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NYT는 또 "이로 인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됐고, 한국인들은 북한의 핵 위협과 미국과의 민감한 외교 관계 등 여러 외교 과제를 앞두고 누가 정부를 운영하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한덕수 국무총리가 여당이 긴밀히 협의해 정부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대통령이 법적으로 사임, 탄핵, 또는 선거를 통하지 않고는 권력을 양도할 수 없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물러날 생각이 없는 무능한 대통령과 권력을 통합하기 위해 경쟁하는 정당 지도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윤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야당 등은 혼란 상태를 만들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특히 NYT는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한국의 외교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한국은 북한의 핵 위협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미국과의 동맹 관계 등 여러 외교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정부 책임자가 불명확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됐다"면서 "북한의 도발 시 한국 무장 세력에 누가 명령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의문도 제기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불안에 따른 한국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지난 5일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서 내년 1·4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관광객들이 한국의 사회적 불안 등에 대한 우려로 방한 시기를 미룰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 시장에서도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동일하다. 한 외신은 이날 "트레이더들은 한국 자산이 지속적으로 변동성을 보일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정치적 위기가 심화한 후 원화와 주식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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