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경남)=노유정 기자】 "올해는 기후가 따뜻해 아직 알이 적은데 2~3월이 되면 꽉 찰겁니다."
지난 4일 오전 7시30분 경남 통영 앞바다의 대흥물산 굴 양식장. 선원들은 바다에 떠 있던 부표로 다가가 연결된 줄을 채취기에 걸어 연신 끌어 올렸다. 줄을 끌어올리는 대로 주렁주렁 매달린 굴이 잔뜩 딸려 올라왔다. 굴 껍데기마다 통통한 굴 알맹이가 차 있었다. 채집한 굴은 세척기에서 굴려내면서 물로 씻어냈다. 세척기가 가동되자 통에서 가리비 껍데기 등 불순물이 떨어져 나왔다. 이렇게 채취된 굴은 바로 박신장(굴 껍데기를 제거하는 작업장)으로 옮겨져 작업자들이 하나하나 칼로 껍데기를 까는 과정을 거친다.
4단계 거친 선별·세척 작업
본격적으로 세척과 선별에 나서면서부터 굴의 상품화가 이뤄진다. 굴 공장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절차가 엄격했다. 장화를 신고 가운을 입은 뒤 머리에는 머리망을 씌워 외부 균이 들어오지 않도록 단단히 봉쇄했다. 이어 밀폐된 공간에 들어서자 소독제 세례를 맞았다. 마지막으로 큰 걸음으로 두 세 걸음은 걸어야 건널 수 있는 소독제 통로를 걸으면서 장화에 묻은 균까지 씻어냈다.
엄격한 소독 처리를 거친 뒤 들어선 공장 안은 철저하게 세척 작업을 진행중이었다. 마켓컬리에 굴을 공급하는 대흥물산은 선별·세척 작업이 4단계로 구성된다. 공장에선 먼저 박신장에서 넘어온 알맹이만 남은 굴 원물을 메쉬(구멍이 숭숭 뚫린 철망) 컨베이어 벨트에 쏟았다. 컨베이어 벨트에 굴을 쏟아 부으면서 1차적으로 작업자들이 간단히 이물질을 걸러냈다. 이어 계단식으로 단차가 있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굴을 이동시킨다. 단차를 따라 굴이 떨어지면서 크기가 작고 가벼운 이물질들은 분리돼 떨어져 나갔다. 이후 사람이 직접 굴을 선별하는 작업이 뒤따랐다. 작업자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이물질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굴을 골라냈다. 이어진 작업은 '버블 세척'이었다. 공기방울이 나오는 세척액에 굴을 담가 그 진동으로 다시 한번 이물질을 제거했다.
전 과정 콜드시스템, 24시간내 배송
전 과정에서 쓰이는 세척액은 모두 지하 암반 해수다. 공장에선 지하 100m 이상 깊이에서 펌프로 끌어올린 바닷물을 컨베이어벨트에 계속 흘려 보내고 굴을 씻어내면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공장에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살균소독제 '차아염소산소다' 희석액을 사용하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FDA 승인 받은 약물을 쓰는 굴 공장은 국내에서 손 꼽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동포장 기계가 완충제로 쓰이는 해수와 함께 굴을 포장재에 넣고 밀봉하면 바로 완제품이 된다. 대흥물산에서는 생굴을 일평균 700㎏~2t 생산한다. 당일 완제품은 저온 냉장차량에 실려 물류센터로 출고된다. 세척부터 고객 배송까지는 24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컬리는 풀콜드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제품을 냉장 및 냉동 운송한다. 통영 굴은 원료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공정에 콜드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 과정 온도 추적이 가능한 컬리의 시스템을 통해 굴의 온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컬리 관계자는 "콜드시스템을 통해 컬리는 산지부터 품질 관리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양식장은 유통 단계에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윈윈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김성찬 대흥물산 대표이사는 "컬리를 통해 판매되는 것 자체가 우리를 인정해줬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며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몰로 판매하면서 고객 반응을 보고 품질을 관리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