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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오롱FnC, 자체브랜드 일부 정리..패션업계 '옥석 가리기' 확산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12.09 16:57

수정 2024.12.09 17:14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올해 1~2월 진행된 '프리커' 팝업스토어 전경.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올해 1~2월 진행된 '프리커' 팝업스토어 전경.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제공

[파이낸셜뉴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계의 브랜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국내 주요 패션기업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은 사업 확장 차원에서 출시했던 자체 브랜드(PB)인 남성복 '프리커'와 여성복 '리멘터리'를 1년도 안돼 실적 부진 여파로 정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패션업계 전반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브랜드의 '도미노 운영 중단'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판매 실적 부진으로 남성복 브랜드인 프리커 운영을 지난 8월 31일 중단했다. 이어 여성복 브랜드인 리멘터리도 지난 9월 사업을 접었다.


두 브랜드 모두 코오롱FnC가 실적 부진을 탈피하고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해 지난해 8월 내놓은 브랜드다. 프리커는 코오롱FnC의 대표적인 남성복 브랜드 커스텀멜로우의 기능성 캐주얼 라인에서 출발했다. 좋은 소재를 강점으로 매출이 오르자 지난해 단독 브랜드로 출시됐다. 올해 봄·여름(SS) 시즌만 해도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팝업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1년도 안돼 브랜드를 접게 됐다. 리멘터리도 비슷한 시기 내놓은 여성복 브랜드로 '트렌디하면서도 좋은 퀄리티,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웠지만 올 SS 시즌을 끝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엘로드와 남성복 브랜드 아모프레도 사업 종료 임박설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엘로드는 1990년 선보인 브랜드로, 올해 7월 일본 오리지널 골프 브랜드 팜스앤코와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일본 긴자에 첫 협업 기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아모프레는 코오롱Fnc와 방송인 조세호가 협업해 2021년 출시된 브랜드로 '평균 체형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를 지향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패션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FnC는 간판 브랜드의 꾸준한 매출 성장에도 사업 전반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올해 1·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대비 각각 1.9%, 57.1% 줄었고, 2·4분기에도 각각 1.0%, 5.8% 감소했다. 올해 3·4분기에는 1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오롱 FnC 관계자는 "효율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새 브랜드보다는 기존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철수를 결정했다"면서도 엘로드와 아모프레 정리와 관련해선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패션 제조사들도 사업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내수 침체에 이상고온 여파로 올해 3·4분기 패션업계는 LF를 제외하곤 모두 부진한 실적을 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 433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 36.4% 각각 감소했다. 한섬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42억원,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31.4% 줄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매출은 6.3% 줄어든 2960억원, 영업이익은 65.4% 감소한 21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된데다 늦은 추위로 아우터 판매가 감소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며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돼 생산량을 늘리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어렵다 보니 일부 특수 브랜드들만 반짝 특수를 누리는 상황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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