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LNG 생산량 약 7300만t 확대
ESG 경영으로 선박 수요 주기 10년 단축
[파이낸셜뉴스]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잔량 감소에 직면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하며 위기를 타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LNG 프로젝트 투자 본격화와 선박 수요 주기 단축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인해 LNG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1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5223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집계됐다. 한국은 3777만CGT(2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5만CGT가 감소했으나, 중국은 8656만CGT(57%)로 전년 대비 2208만CGT 증가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수주잔량 감소가 지속될 경우 조선소 가동률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와 업계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주잔량 감소를 단순히 시장 점유율 축소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주력하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발주 조정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3·4분기 누적 기준 LNG 운반선 수주 점유율이 약 60%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LNG 운반선의 선가는 약 2억6000만 달러,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은 약 2억7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산업을 해양전략의 핵심으로 유지하려면 초격차 기술의 상용화가 필요하다"며 "액화수소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선박 개발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상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도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북미 지역에서는 LNG 액화 프로젝트들의 최종 투자 결정(FID)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 결정이 확정되면 LNG 운반선에 대한 대규모 신규 발주가 이어지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조선업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미국과 카타르 등에서 FID 프로젝트가 개발되면 2030년까지 약 7300만t의 LNG 생산량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 수요 주기의 변화 역시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확산으로 선박 수요 주기가 기존 30년에서 20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선박 교체 시기가 빨라질 경우 친환경 기술을 탑재한 신조선 발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2021년 이후 4년 연속 대형 LNG선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과 내후년에는 선복량 증가율이 각각 11%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양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의 신조선 투자 증가로 인해 선복량 증가율이 △2027년 8%, 2028년 5%로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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