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올라 과자·버거 값 등 줄인상
각종 행사 취소로 사업 일정도 차질
각종 행사 취소로 사업 일정도 차질
9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 달러당 1300원대 초반이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에 이은 비상계엄·탄핵정국으로 1400원대 고환율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돌파하며 1437.0원에 마감했다.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상승 여파는 최근 인상된 먹거리 물가의 추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식품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산업 특성상 환율상승으로 원재료 수입가격이 오르면 식품 제조·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져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022년 기준 4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다.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식품은 1838만t, 348억달러(약 50조원)에 이른다. 라면 원재료인 밀가루와 팜유, 피자에 들어가는 치즈, 커피 원두 등 각종 식품 원재료의 비중이 크다.
식품물가는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지난달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지수는 121.3이다. 기준 시점인 2020년(100) 대비 21.3% 상승한 것이다. 실제 올 들어 롯데웰푸드, 오리온, 스타벅스, 맥도날드, 롯데리아, BBQ 등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과자, 커피, 버거 등의 가격을 잇따라 인상했다.
식품업계는 원재료를 비축해 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환율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수부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대응방안에 대한 내부 논의에 들어간 상태"라고 귀띔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세계식량가격지수까지 상승하며 물가인상을 한층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전달 대비 0.5% 상승하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식품업계의 각종 행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OB맥주 후원으로 오는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격투기 대회 'ZFZ'에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계엄사태 직후인 지난 5일 방한일정을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방위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환율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추가 물가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식품업체들은 비용절감 등을 포함한 비상대응책을 검토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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